통매각 무산 후 분리 매각 카드 … 회생계획안 법원 제출수도권 점포·퀵커머스 강점 … 인수 주체 따라 1위 구도 재편 가능성공정위 심사·고용 부담 변수 … 인수전 참여 여부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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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홈플러스가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을 회생계획안에 포함하면서 SSM 시장 재편 가능성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쟁사 간 매출 규모가 엇비슷한 만큼 업계 3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누가 확보하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번 계획안에는 통매각 무산 이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과 일부 점포 정리 등 구조 혁신 방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법원은 채권단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인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모건스탠리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유통 업체 10여 곳과 접촉한 바 있다. 당시에도 성장성과 수익성을 이유로 전략적 투자자(SI) 관심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SSM 부문이 가장 먼저 매각 대상으로 지목된 것은 현금화 가능성이 높은 자산이기 때문이라는 평가했다.현재 국내 SSM 시장은 GS더프레시, 이마트에브리데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롯데슈퍼가 빅4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와 근거리 쇼핑 수요 확대, 고물가 속 집밥·신선식품 선호 확산에 힘입어 최근 몇 년 사이 성장 흐름도 이어졌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SSM 매출은 2022년 -2.5% 감소 이후 2023년 3.7%, 지난해 4.6% 증가하는 등 반등세를 보였다. 올해 일시적인 둔화 구간도 있었지만 오프라인 유통 채널 가운데서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는 평가다.숫자만 놓고 봐도 경쟁은 치열하다. 올해 3분기 기준 점포 수는 GS더프레시 581개, 롯데슈퍼 342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297개, 이마트에브리데이 243개 순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GS더프레시가 1조3021억원으로 1위를 유지했고 이마트에브리데이는 1조864억원으로 193.7% 급증하며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슈퍼는 9629억원 수준으로 소폭 감소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회생 전인 2024년 3월~11월 기준 매출 7563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48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점포 가운데 7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자체 물류센터 기반의 퀵커머스 체계를 갖추고 있어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인수 주체에 따라 SSM 시장 지형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GS더프레시가 인수할 경우 시장 지배력은 더욱 확대되 롯데슈퍼가 인수하면 단숨에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 이마트에브리데이가 품을 경우 선두권에 필적하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가가 7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인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구조적 한계와 고용 승계 부담 등이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SSM 사업자가 인수에 나설 경우 공정거래 이슈라는 또 다른 과제가 남는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한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으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판단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생계획안 인가와 채권단 동의, 공정거래 심사 등 넘어야 할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매각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인수 전망이 밝지만은 않지만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SSM 시장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물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