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월 말경 대산산단 맞춤형 구조조정 방안 발표중국발 공급과잉 더해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올해 상업 생산지난해 적자폭 전년 대비 확대 … 구조조정 속도감 추진 시급
  • ▲ LG화학 전남 여수 공장 전경.ⓒLG화학
    ▲ LG화학 전남 여수 공장 전경.ⓒLG화학
    중국을 중심으로 범용 석유화학 제품 설비 증설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올해 상업 생산에 돌입한다. 공급 과잉 부담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올해 정부 주도의 석유화학 산업 재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앞서 각 산단별로 정부에 제출한 NCC(나프타분해시설) 통합 및 폐쇄 계획을 단순 합산하면,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인 에틸렌 270만~370만 톤 감축을 웃도는 수준에 이르는 만큼, 재편의 첫 단추는 잘 끼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대산산단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순차적으로 다른 산단으로 재편 방안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산산단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지난해 11월 롯데케미칼의 NCC 설비를 물적분할해 신설 법인을 설립한 뒤, 이를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는 내용의 사업재편안을 가장 먼저 정부에 제출한 산단이다. 대산산단 내 한화토탈에너지스와 LG화학도 공동 사업재편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8월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산업 재편을 위해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에 연내 에틸렌 생산량 270만~370만 톤 감산을 각 산단별로 주문한 바 있다.

    여수산단에서는 여천NCC와 롯데케미칼이 설비 통합·조정을 포함한 사업재편 계획을 제출했으며, LG화학은 GS칼텍스와 공동으로 재편안을 마련해 제출했다.

    울산산단의 경우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에쓰오일 등 3사가 공동으로 사업재편안을 냈지만, 연산 180만 톤 규모의 에틸렌 설비를 포함한 샤힌 프로젝트가 2026년 하반기 가동을 앞두고 있어 실질적인 NCC 통폐합 방안은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울산산단 관계자는 “3사가 폴리머 중심의 다운스트림 최적화 방안을 확정해야만 이후 NCC 감축이나 폐쇄 등 구조조정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산업 전반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정부가 구조조정 이행을 보다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2023년 4분기 이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2025년 영업적자 폭이 전년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공급 과잉 여파로 수출도 감소세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5년 연간 및 1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은 425억달러로 전년 대비 11.4% 줄었다.

    나이스신용평가사는 30일 리포트를 통해 “석유화학사들이 투자 계획 취소와 비핵심 자산 매각 등 자구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러한 조치가 실질적인 재무 부담 완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가장 속도감 있게 논의가 진행 중인 대산산단의 경우 합자법인 설립, 기존 설비 통합·재배치, 운영체계 정비 등을 거쳐야 해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울산과 여수산단은 아직 설비 통합과 생산 구조 조정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초기 단계로, 실질적인 구조 재편 실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일본, 유럽, 중국에서도 노후 설비 가동 중단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현재 발표된 글로벌 에틸렌 설비 구조조정 규모는 약 1000만 톤에 불과한 반면, 향후 5년간 중국의 신규 증설 계획은 약 2700만 톤에 달한다. 이를 고려할 때,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은 공급 과잉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