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생산금융·AX … 올해 성과로 증명해야ELS·보이스피싱 등 부담 겹쳐… 수익성 관리 능력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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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18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자수익 중심의 최대 실적 행진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 올해 비이자수익 확대와 생산적 금융·AX(AI 대전환)의 수익화 성과는 향후 금융지주 경쟁력을 좌우할 분기점이 될 것이란 평가다.

    5일 금융정보업체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18조5592억원으로 전망된다. 전년(16조5268억원) 대비 2조324억원(12.3%)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2조6681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지주별로는 KB금융이 연간 5조7548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리딩금융’ 지위를 굳히고, 신한금융은 5조2654억원으로 ‘5조 클럽’에 입성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나금융(4조1228억원)과 우리금융(3조4162억원)도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성과는 구조적으로 금리 사이클의 정점 효과에 크게 의존했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올해 금융지주를 둘러싼 환경은 지난해와 전혀 다르다. 기준금리 인하 국면 진입과 함께 예대금리차 축소가 불가피해졌고,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은행권의 전통적 성장 축이었던 예대마진 중심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여기에 비용과 규제 리스크도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생산적 금융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 속에서 ELS 불완전판매에 따른 과징금과 배상 부담, 보이스피싱 관련 금융사 책임 강화, 교육세 등 각종 준조세 부담이 겹치며 수익성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실적 규모 자체보다 비용 구조와 리스크 관리 역량이 시장 평가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지주들이 꺼내든 해법은 비이자수익 확대, AX(AI 대전환)다. 다만 자산관리(WM), 방카슈랑스, 연금·보험, IB 수수료 등 비이자 부문은 수년째 강조돼 왔지만, 여전히 실적 기여도는 제한적이다. 생산적 금융 역시 정책적 구호를 넘어 중소·중견기업, 혁신 산업과 연계된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로 안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AX 역시 마찬가지다. 비용 절감과 고객 경험 개선을 넘어 실질적인 수익 창출 구조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평가 대상이 될 전망이다. 단순 자동화나 챗봇 도입 수준에 머문다면 차별화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올해를 4대 금융지주의 분기점으로 본다. 고금리라는 외부 환경이 만들어준 최대 실적 이후 ‘질적 성장’으로 전환이 가능할지, 올해 금융지주의 경쟁력은 비이자수익의 지속성에서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실적은 숫자보다 내용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비이자수익과 AX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면 최대 실적은 오히려 과거형 성과로 빠르게 소모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