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바닥권 … 비수기 4분기 수익성 압박"AI 없이는 답 없다" 신임 수장 데뷔 일성프리미엄·피지컬 AI 승부수 … 판 다시 짠다
-
- ▲ ⓒ뉴데일리DB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가전 사업의 부진이 다시 한 번 확인될 전망이다. 반도체·전장 등 일부 사업이 전사 실적을 떠받치고 있지만 전통 주력인 가전·TV 부문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와 수요 둔화 속에 뚜렷한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양사는 이같은 한계를 돌파할 해법으로 'AI 전환'을 전면에 내걸며 퍼스트 무버 전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분기 VD·가전 사업부에서 매출 14조341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같은 기간 가전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에서 매출 6조560억원, 영업적자 1000억원이 예상된다. 전사 실적과 달리 가전 부문만 놓고 보면 양 사 모두 수익성 압박이 여전한 셈이다.전반적인 실적 흐름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에 힘입어 4분기 영업이익이 16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LG전자는 4분기 전사 기준 소폭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TV와 생활가전 부문의 부진이 이어진 데다 지난해 4분기 반영된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 부담이 수익성을 짓눌렀다는 분석이다.증권가에서는 물류비 하락과 B2B 사업 확대 등을 감안할 때 올해부터는 점진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단기적으로 가전 사업의 구조적 부담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이처럼 가전 실적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중심 재편'을 돌파구로 선택했다. 단순히 기능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AI를 가전과 일상 전반의 기본값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양사는 CES 2026를 통해 구체적인 비전을 공개했다. 이번 CES는 양사의 신임 수장이 공식 무대에 처음 나선 '데뷔전'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과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나란히 라스베이거스에서 글로벌 미디어와 파트너들 앞에 서서 각자의 AI 비전을 선명하게 제시했다.노 사장은 4일(현지시간) 윈 호텔 단독 전시관에서 열린 '더 퍼스트 룩'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오늘은 삼성에 있어 새로운 챕터가 시작되는 날"이라며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AI를 적용해 일상 속 AI 동반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AI 경험의 대중화를 통해 고객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삼성전자가 제시한 방향성은 명확하다. TV·가전·모바일을 개별 제품이 아닌 하나의 AI 생태계로 연결하고,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를 결합해 상황에 맞는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구현하는 핵심 축으로 비전 AI 컴패니언과 스마트싱스, 원 UI, 보안 플랫폼 삼성 녹스를 제시했다.대표 사례가 130형 마이크로 RGB TV다. 삼성전자는 CES 2026에서 세계 최초로 이 제품을 실물 공개하며 프리미엄 TV 기술의 정점을 강조했다. RGB LED를 100㎛ 이하로 미세화해 색 표현력을 극대화했고, AI가 장면별로 화질과 사운드를 최적화한다. 사용자가 TV에 질문을 던지면 콘텐츠 요약부터 정보 검색까지 즉각 응답하는 'AI 동반자'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단순 디스플레이를 넘어선다는 설명이다.가전 영역에서도 AI는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새롭게 공개한 비스포크 AI 냉장고는 구글의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가 탑재돼 식재료 관리, 레시피 추천, 일정 연동까지 담당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집안일 해방'이라는 오랜 숙원을 AI로 풀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LG전자의 메시지는 '행동하는 AI'다. 류 사장은 5일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홈 로봇 ‘클로이드’와 함께 무대에 등장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클로이드는 사람과 대화하고, 주변 환경을 인식하며 가전을 제어하는 피지컬 AI의 상징이다.류 사장은 "LG는 행동하는 AI 시대를 이끌 준비가 돼 있다"며 "AI가 고객의 공간과 삶 속으로 실제로 들어와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클로이드를 중심으로 가사 보조, 케어, 홈 허브 기능을 통합해 가전·로봇·서비스를 하나의 AI 플랫폼으로 엮겠다는 전략이다.TV와 모니터에서도 AI는 핵심 키워드로 꼽힌다. LG전자는 무선 월페이퍼 TV, AI 업스케일링 기술을 적용한 올레드 에보,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한 울트라기어 에보 게이밍 모니터 등을 선보이며 '공간·경험 중심 AI'를 강조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AI 엔진을 선택할 수 있는 멀티 AI 전략 역시 LG전자의 차별점으로 꼽힌다.업계에서는 양사의 AI 전략이 단기적으로 가전 실적을 즉각 끌어올리기는 어렵더라도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 하드웨어 경쟁이 아닌, AI 경험과 생태계 경쟁으로 전장을 옮기겠다는 계산이다.업계 관계자는 "가전은 더 이상 기능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며 "삼성과 LG가 AI를 앞세워 퍼스트 무버로 자리매김할 수 있느냐가 향후 5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