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완전 양산 공식화 … 공급 준비 속도SK하이닉스 CES 2026서 16단 공개 … 리더십 선점삼성전자, 내부 양산 기준 충족 … 기술격차 줄여마이크론, 공격적 캐파 확장 … 2분기 본격 램프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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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하이닉스 HBM3E 12단 이미지ⓒSK하이닉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둘러싼 글로벌 메모리 업계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적인 '양산 속도전'에 돌입했다. SK하이닉스가 HBM4 16단 제품을 최초 공개하며 기술 우위를 과시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PRA를 마치고 양산 준비에 착수했다. 마이크론까지 HBM4 증설에 나서며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Rubin)'을 둘러싼 메모리 3사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은 이르면 2월부터 HBM4 초기 양산 및 선별 공급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가 루빈 플랫폼이 이미 '완전 양산(Full Production)' 단계에 들어갔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메모리 업체들도 고객 일정에 맞춘 공급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HBM4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 최신 AI 반도체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핵심 메모리다. 초기 물량을 누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향후 AI 메모리 시장 판도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SK하이닉스는 이번 경쟁의 출발선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는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서 고객용 전시관을 열고 'HBM4 16단 48GB'를 최초 공개했다. 이 제품은 업계 최고 속도인 11.7Gbps를 구현한 HBM4 12단 36GB의 후속 모델로 SK하이닉스는 '고객 일정에 맞춰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시장의 주력 제품으로 HBM3E 12단 36GB를 전면에 내세우는 동시에 HBM4에서도 리더십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
- ▲ 반도체 클린룸 전경ⓒ삼성전자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체 HBM 시장(매출 기준)에서 2025년 2분기 64%, 3분기 5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최소 2026년까지 SK하이닉스가 HBM3·HBM3E 분야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유지하며 전체 HBM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삼성전자의 추격도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6세대 HBM인 HBM4에 대해 PRA(Production Readiness Approval)를 마치며 내부 양산 기준을 충족했다. PRA는 삼성 내부적으로 양산 전 마지막 단계로 여겨지는 절차로 이를 통과했다는 것은 본격적인 엔비디아 납품 준비에 들어갔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그간 엔비디아 퀄 테스트 과정에서 고전했지만 HBM4 설계를 변경해 발열과 전력 효율 등 문제로 지적됐던 성능 개선에 집중해 왔다.특히 삼성전자는 1c 기반 D램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4나노미터(nm) 로직 공정을 적용한 베이스 다이 성능을 개선하며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 주력했다. HBM4는 D램 공정 기술뿐 아니라 베이스 다이 설계, TSV(실리콘 관통 전극) 정렬 정확도 등 고난도 기술이 복합적으로 요구되는 제품으로 PRA 통과는 엔비디아 퀄 테스트 최종 단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전영현 부회장 역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전 부회장은 최근 신년사에서 로직부터 메모리, 파운드리, 선단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 역량이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기반으로 AI 반도체 수요에 적극 대응해 AI 시대를 주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HBM4에 대해서는 "고객들로부터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메모리 기술 경쟁력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젠슨황 엔비디아 CEOⓒ뉴데일리DB
마이크론의 행보는 이번 HBM4 경쟁 구도를 가장 크게 흔들 변수로 평가된다.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올해 HBM4 생산능력을 웨이퍼 기준 월 1만5000장 규모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마이크론 전체 HBM 생산능력(월 5만5000장 추산)의 약 30%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초기 물량부터 HBM4 출하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마이크론은 수율과 양산 속도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지난해 12월 실적 발표에서 "고객 수요에 맞춰 2분기부터 HBM4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며 "HBM4 수율 증가는 HBM3E보다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엔비디아 성능 평가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2분기부터 본격적인 램프업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연말 완공 예정인 싱가포르 첨단 패키징 공장과, 내년 하반기 가동 예정인 일본 히로시마 공장까지 더해지면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생산능력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이 모든 경쟁의 중심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이 있다. 젠슨 황 CEO는 CES 2026 기조연설에서 "베라 루빈은 현재 완전 양산 단계에 있다"며 올해 하반기 루빈 기반 제품이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루빈 GPU에는 288GB 용량의 HBM4가 탑재되며 GPU당 8개 스택의 HBM4가 결합된다. 2027년 출시 예정인 '루빈 울트라'에는 HBM4 탑재 수가 12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와 공급 시기와 물량을 놓고 막바지 조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황 CEO는 루빈 플랫폼에 대해 "AI 훈련과 추론을 위한 컴퓨팅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플랫폼"이라며 "여섯 개 칩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공동 설계해 AI 컴퓨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루빈은 GPU와 CPU뿐 아니라 네트워크·보안·스토리지를 통합한 구조로 토큰당 비용을 블랙웰 대비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대규모 전문가 혼합(MoE) 모델 훈련에 필요한 GPU 수도 4분의 1로 줄였다는 설명이다.업계 관계자는 "HBM4는 단순한 세대 교체가 아니라 패키징, 발열 제어, 전력 효율까지 모두 다시 짜야 하는 사실상의 '플랫폼 전환' 단계"라며 "누가 먼저 양산하느냐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대량 공급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