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과정에서 들러리 세운 혐의1심 벌금형 … 2심 "가격 영향 안줘"
  • ▲ 서울 서초구 대법원. ⓒ뉴시스
    ▲ 서울 서초구 대법원. ⓒ뉴시스
    자궁경부암 등 정부가 발주한 백신 입찰 과정에서 담합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약사들과 관계자들에 대해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SK디스커버리 소속 팀장 이모씨 등 제약업계 관계자 7명에 대해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 2016년 6월 조달청이 발주한 자궁경부암 백신 등 국가 예방접종용 백신 입찰 과정에서 지인 등을 이른바 '들러리'로 참여시켜 다른 업체들의 입찰 가능성을 차단하고 경쟁을 제한한 혐의로 2020년 8월 기소됐다. 

    다른 제약사 관계자들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입찰에 관여해 담합을 통해 폭리를 취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각 제약사들도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이씨 등 관계자 7명에게 벌금 300만~500만원을 선고했다. 또 법인에 대해서는 SK디스커버리와 광동제약에 각각 벌금 3000만원, 보령바이오파마와 유한양행에 각각 5000만원, 녹십자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에 각각 7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은 "백신의 기초 가격과 최종 낙찰가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적정한 가격 형성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며 "자유경쟁, 공정한 경쟁을 해하는 입찰 방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각 입찰은 공동 판매사의 투찰 금액으로 낙찰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만큼 피고인들의 행위가 투찰 금액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입찰 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들러리 업체가 참여했다 하더라도 공정한 자유경쟁에 따른 적절한 가격 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2심 재판부는 "당시 질병관리본부 담당자들조차 2016년 당시 조달청 승인만 있다면 수의계약도 가능하다고 인식할 정도로 경쟁에 대한 인식이 없거나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들에게 실질적으로 경쟁을 제한하거나 부당한 공동행위를 했다는 고의가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역시 이러한 2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