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 여파로 괌 관광 수요 급감국토부 대체 항공사 심사서도 인기 떨어져좌석 공급 유지 의무로 항공사 부담
  • ▲ 대한항공 보잉 787-10 항공기 ⓒ서성진 기자
    ▲ 대한항공 보잉 787-10 항공기 ⓒ서성진 기자
    최근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괌 노선 수요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대한항공이 수익성 부담을 안고 운항을 이어가고 있다. 괌 노선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에 따른 대체 항공사 선정에서도 흥행에 실패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방지 시정조치 이후 대한항공의 운항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따라 주요 독과점 노선에 대한 대체 항공사 선정 결과 괌 노선 배분에 신청한 항공사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노선이 주요 독과점 노선인 만큼 향후 순차적으로 노선 배분이 다시 진행될 예정이지만, 항공사들이 실제로 신청에 나설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과거 대표적인 휴양지로 꼽히던 괌은 2023년 태풍 피해로 관광 인프라가 훼손된 데다, 최근 환율이 1500원대를 위협하면서 수요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괌 노선 여객 수는 73만3349명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승인하며 독점적 시장 구조 견제를 위해 ‘좌석 공급 유지 의무’를 조건으로 달면서, 해당 노선을 운항하는 대한항공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공정위는 2019년 대비 좌석 공급을 90% 이상 유지하도록 조치했는데, 이는 시장 상황 변화와 무관하게 공급을 줄이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은 승객 수 감소로 적자 운항이 심화된 상황에서도 시정조치 이행을 위해 되레 해당 노선을 증편했다.

    작년 대한항공은 인천~괌 노선을 주 14회에서 21회로 늘렸고, 계열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모두 괌 노선 운항을 늘렸다.

    한진 계열 항공사들이 공급 좌석을 늘리자, 작년 10월부터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괌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대한항공은 지난달 4일 인천~괌과 부산~괌 노선에 대한 좌석 유지 조건을 조정해달라는 시정명령 변경을 공정위에 제출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시정조치에는 ‘급격한 수요 변화를 초래하는 외부적 요인 등 중대한 사정 변경’이나 ‘외부 요인에 따른 불가피한 사정 변경’이 발생할 경우 시정명령 변경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연성 조항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향후 항공시장에서의 소비자 편익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해당 노선들에 대한 시정명령 변경 요건 충족 여부 등을 면밀히 심사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시정조치 이행을 위한 증편으로 수익성은 물론 운항 효율성 악화로 현장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스케줄은 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항공사 모두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조치가 이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