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매출 93조원·영업이익 20조원2018년 3분기 기록 넘어서며 역대 최대영업익 208.17% 증가 … 어닝서프라이즈메모리 레버리지 재가동 … 파운드리 반등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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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메모리 업황 회복을 ‘슈퍼사이클’ 국면으로 끌어올렸음을 숫자로 확인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4분기 잠정실적에서 매출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208.17% 늘었고, 전분기 대비로도 64.34% 증가했다.

    이번 실적의 의미는 단순한 어닝 서프라이즈에 그치지 않는다. 시장 안팎에서 AI(인공지능) 투자 과열 논쟁이 이어졌지만, 데이터센터발 수요가 메모리 가격을 끌어올리고 그 가격이 이익으로 환산되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분기 영업이익 20조원 … 메모리 가격이 만든 레버리지

    삼성전자가 8일 공시한 잠정실적에서 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은 2018년 3분기 17조5700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대치다. 매출 93조원 역시 분기 기준 최고 수준으로, 실적 ‘회복’이 아니라 ‘호황 국면 진입’에 가깝다는 평가를 키웠다.

    잠정실적에는 사업부별 수치가 포함되지 않지만 시장에서는 반도체(DS) 부문이 전사 실적을 견인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전분기(2025년 3분기) 대비 이익 증가 폭이 크다는 점에서 메모리 가격과 제품 믹스 변화가 손익에 빠르게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기대치도 크게 웃돌며 ‘실적 회복’이 아니라 ‘호황 국면 진입’에 더 가깝다는 해석을 키웠다.

    이번 분기의 핵심 동력은 출하량보다 ‘가격’이다. 범용 D램·낸드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HBM(고대역폭 메모리) 비중 확대로 평균판매가격(ASP)이 올라가며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는 구조가 나타났다. 고정비 비중이 큰 메모리 사업은 ASP가 오르면 영업이익이 더 가파르게 증가하는 특성이 있다.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HBM 확대와 DDR4 급등 … AI 수요가 ‘범용’까지 끌어올렸다

    AI 서버 투자 확대는 HBM 수요를 키웠고, 동시에 메모리 업체들이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생산 포트폴리오를 재배치하면서 구형·범용 라인의 공급이 타이트해졌다. 수요가 HBM에서 시작돼 범용 D램까지 병목을 만들고, 그 결과 가격이 전방위로 뛰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의미다. 

    실제 시장에서는 DDR5 D램 가격이 4분기에 전년 대비 3~4배 상승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범용 D램 생산능력(캐파) 비중이 큰 기업인 만큼 공급 타이트닝 국면에서 가격 상승의 수혜가 실적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 

    ◇연간 100조원대는 ‘지속성’의 싸움 … 파운드리 손익이 관건

    시장에선 2026년 연간 영업이익이 100조원대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D램 가격의 큰 폭 상승과 HBM 출하량 급증에 따라 123조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전제는 명확하다. 메모리 가격 강세가 단기 급등에 그치지 않고 이어져야 하고, 비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에서 손실이 의미 있게 줄어야 전사 이익의 질이 바뀐다. 

    변수도 있다. 메모리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데이터센터와 IT기기 업체의 원가 부담이 커져 수요를 둔화시키거나, 모바일 등 세트 사업 마진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경고가 함께 나온다. 결국 ‘분기 20조원’의 다음 장은 메모리 초호황의 지속성과 비메모리 체질 개선이 동시에 증명되는지에 달려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9일 확정 실적과 사업부별 세부 수치를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