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47 개조해 공중 통제센터 역할EMP 차폐·잠수함 통신 시설까지 갖춰후속기 제작 위해 대한항공서 747-8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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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4B 공군기가 경기 오산공군기지에 착륙하고 있는 모습 ⓒ정상윤 기자
미국 공군이 보유한 핵전쟁 대비 공중지휘통제기 ‘E-4B 나이트워치’가 51년 만에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착륙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군의 전략 자산인 E-4B는 이른바 ‘종말의 날 비행기’로 불리고 있어, 항공기의 성능과 내부 시설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13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 공군 E-4B 한 대가 지난 9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착륙해 하루 가량 머문 뒤 이륙했다.태평양 연안 최대 민간 공항에 E-4B가 모습을 드러내자, 일각에서는 이를 최근 미국의 베네수엘라 정세 개입과 그린란드를 둘러싼 강경 발언 등과 연관 지으며 전쟁 임박설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다만 미 국방부는 이번 착륙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남부 캘리포니아 방문 일정과 관련된 사전 계획된 이동이라고 설명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 방위산업 생산 능력 홍보와 군 모집 확대를 위한 ‘아스널 오브 프리덤’ 순회 일정의 일환으로 이 지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
- ▲ 짐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이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 ⓒ미국 국방부
이 같은 미군의 행보로 공중지휘통제기 E-4B의 성능과 시설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E-4B는 보잉 747-200을 기반으로 군사 임무에 맞게 개조한 공중지휘통제기로, 미 공군이 총 4대를 운용 중이다.공식 명칭은 ‘국가공중작전센터(NAOC)’로, 미 대통령과 국방장관, 군 참모부가 탑승한다는 점에서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과 비슷하지만 내부 분위기와 시설 면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평시에는 국방장관의 해외 순방 등에 투입되지만, 국가적 재난이나 전쟁이 발생할 경우 대통령 등을 태우고 이동식 지휘·통제·통신센터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지상 지휘부가 파괴되거나 통신망이 마비되는 상황에서도 스스로 위험 지역을 벗어나 지휘체계를 유지하며 군사 대응을 통제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핵전쟁 상황까지 상정한 ‘둠스데이 플레인’, 즉 종말의 날에 볼 수 있는 비행기라는 별명이 붙었다.기체는 최소 1대가 상시 출격 대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대 111명 이상이 탑승할 수 있다.GE 터보팬 엔진 4기를 장착해 공중급유 없이도 약 12시간 연속 비행이 가능하고, 공중급유를 받으면 사실상 제한 없이 장시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기체는 총 3개 데크로 구성돼 있으며, 지휘업무 구역, 회의실, 브리핑실, 작전팀 근무 구역, 통신 구역, 휴식 구역 등 6개 공간으로 나뉜다. 메인 데크 전방에는 대통령이 비상시 집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지휘 구역, 통신실 등이 배치돼 있으며, 상부 데크에는 조종실과 승무원 휴식 공간이 위치한다. -
- ▲ E-4B 조종실 모습 ⓒ미국 국방부
조종석은 핵폭발로 발생할 수 있는 전자기펄스(EMP)에 대비해 디지털 장비 대신 아날로그 방식을 적용하고 있으며, 전면 유리를 포함한 기체 주요 부위에는 EMP 차폐를 위한 그물 형태 구조가 적용돼 있다. 같은 기종의 일반 여객기보다 창문과 출입문 수가 적은 것도 생존성을 고려한 설계다.기체 상단에 돌출된 ‘레이 돔’에는 60개가 넘는 위성과 안테나가 장착돼 있다. 개방형 통신부터 암호화된 저주파·초저주파·고주파 통신까지 수십 가지 통신 수단을 갖추고 있으며, 음성 인터넷 통신(VoIP)부터 20세기 초 도입된 텔레타이프 방식까지 지원한다.특히 화물칸을 개조한 후방에는 약 8km 길이의 와이어 형태 안테나가 장착돼 있다. 이를 통해 최악의 상황에도 극저주파(VLF) 통신이 가능해 잠항 중인 전략 핵잠수함과도 직접 교신하며 작전 명령을 전달할 수 있다.E-4B의 대당 가격은 1998년 기준 약 2억2320만 달러에 달한다. 미 공군은 노후화가 진행 중인 E-4B를 대체하기 위해 ‘E-4C 생존형 공중작전센터(SAOC)’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차기 기종은 보잉 747-8I를 기반으로 개조하고 있다.보잉이 2021년 747 생산을 종료하면서 미 공군은 차기 기종의 기반이 될 747-8i를 대한항공으로부터 5대 매입했으며, 거래 금액은 약 9183억원으로 알려졌다. -
- ▲ 대한항공의 747-8i 항공기가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에 있는 SNC 항공 혁신 기술 센터에 도착한 모습 ⓒSN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