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산하 공공기관 업무보고서 '역할 혼선' 공개 지적산은·기은·신보 대규모 자금 공급 계획 점검 … 마중물 역할 강조통폐합 언급 이후 첫 점검 … 각 기관에 '존재 이유' 증명 주문
  •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하 공공기관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하 공공기관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금융공공기관의 업무 중복과 역할 혼선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며 기능 재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책을 단순 집행하는 전달자가 아니라 정책 성패에 책임지는 주체로서 각 기관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증명하라는 주문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3일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금융공공기관은 정부 정책을 단순 전달하는 조직이 아니라, 정책 방향을 실체로 만들고 그 성패에 책임지는 주체"라고 밝혔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등 8개 기관이 참석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금융공공기관 간 중복 기능 조정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기관 간 업무 중복은 비효율을 초래하고, 협업이 부족하면 국민에게는 공백이나 효과 단절로 나타난다"며 "각 기관이 다른 기관과 어떻게 연결되고 협력해 어떤 시너지를 만드는지도 중요한 점검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점검 대상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혁신의 주체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라며 "금융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과거 관행을 답습해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금융위 산하 정책금융기관들은 국가 신성장 동력 확보와 지방 균형 발전을 위해 대규모 자금 공급과 조직 개편 계획을 보고했다.

    산업은행은 5대 중점 추진과제를 통해 향후 5년간 250조원 규모의 금융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국민성장펀드에 자체 재원 25조원을 투입하고, 첨단·미래전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90조원을 공급한다. 여기에 지역우대 특별상품을 개편해 5년간 총 75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산업 재편 지원과 녹색금융 강화에도 5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IBK기업은행도 5년간 약 300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적 금융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에 250조원, 벤처·투자·인프라 분야에 20조원을 공급하고,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와 취약계층 금융 지원, 채무조정 지원 등에 총 37조80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 중소기업 대상 대출 공급 목표를 전년보다 2조원 상향하고, 2028년까지 3년간 초기 스타트업에 투입하는 모험자본도 직전 3년 대비 1조원 늘린다는 구상이다.

    신용보증기금은 보증을 통한 정책금융 기능 강화를 강조했다. 신보는 올해 보증 총량을 전년보다 9000억원 확대하고, 중점 정책공급도 2조원 늘렸다. AI 산업 육성, 관세 조치 대응, 해외 진출 기업 지원에 금융 지원을 집중하는 한편, 금융 비용 절감과 유동화 보증 확대도 병행할 계획이다.

    한편, 이 위원장의 이번 모두발언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기관 통폐합과 기능 재편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이후 열린 첫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 업무보고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위의 첫 공개 점검 자리에서 이 위원장이 금융공공기관 간 중복 기능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각 기관에 ‘존재 이유’를 증명하라고 주문한 만큼, 향후 업무보고와 평가 과정에서 기능 중복 해소와 역할 재정립 논의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