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티크·LG생건·미샤까지 … 프리미엄서 가성비로 번진 인상 흐름환율 1500원대 육박에 명품도 직격 … 샤넬·에르메스 줄인상글리세린·팜유 원가 상승 겹쳐 "가격 인상 압박 장기화"
  • ▲ 디올 캡춰 ⓒ디올
    ▲ 디올 캡춰 ⓒ디올
    명품 패션·잡화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화장품업계에서도 가격 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수입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가성비 브랜드부터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가격 인상 흐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디올 뷰티는 다음달 2일부터 국내 판매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제품별로 인상 폭은 상이하며 전체적으로 평균 3~4% 수준이라는 게 브랜드 측 설명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딥티크도 같은 날 가격 인상에 나선다. 일부 품목은 최대 8%까지 오른다. 오 드 뚜왈렛 EDT 50㎖는 기존 18만3000원에서 19만8000원으로 8% 인상된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이미 가격 조정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은 이달부터 오휘·숨·빌리프·CNP·생활정원 등 일부 브랜드 77개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브랜드별 평균 인상률은 오휘 4.6%, 숨 4.4%, 생활정원 5.2% 수준이다. LG생활건강은 원부자재와 인건비 상승에 따라 일부 제품 가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가성비 화장품으로 불리는 에이블씨엔씨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미샤·어퓨·초공진·셀라피 등 주요 브랜드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1만원까지 올렸다. 미샤의 수퍼 아쿠아 울트라 히알론 에멀전 130㎖은 2만4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포맨 아쿠아브레스 2종 기획세트는 4만2000원에서 4만6000원으로 인상됐다.

    이 같은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는 환율 부담이 꼽힌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1500원대에 육박하면서 달러 강세가 장기화할 경우 수입 원료와 완제품 비중이 높은 화장품 업체들의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환율 부담은 화장품뿐 아니라 명품 업계 전반의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샤넬은 이달 13일 인기 핸드백을 중심으로 가격을 인상하며 일부 제품 가격이 2000만원대에 진입했다. 클래식 맥시 핸드백은 1892만원에서 2033만원으로 7.5% 올랐다. 에르메스도 이달 초 국내 매장에서 신발·가방·액세서리 일부 품목의 가격을 조정했다. 인기 가방 피코탄은 517만원에서 545만원으로 5.4% 인상됐다.

    주얼리 브랜드 로로피아나 역시 이달 초 가방과 신발 일부 품목 가격을 인상했다. 시계업계에서도 가격 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 IWC는 12일 국내 판매 가격을 5~8% 상향 조정했다.

    이런 환율 부담에 더해 원자재 가격 상승 역시 화장품업계의 비용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화장품 제조에 널리 쓰이는 글리세린과 팜유 가격이 지난해부터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정제 글리세린(USP 99.5%급) 가격은 톤(t)당 1290~1395달러까지 오르며 전 분기 대비 8~9% 상승했다. 말레이시아 팜유 선물 가격도 최근 t당 4000MYR(약 900~1000달러)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정제 팜유 도매 가격도 kg당 0.9~1.1달러 수준으로 기초 스킨케어 제품을 중심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가격 인상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며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시작된 인상 흐름이 중저가 브랜드까지 확산되는 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