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소송에서 선제 차단으로 전환2024년말 우발채무 410억원 달해 디자인 IP를 '핵심 자산'으로 관리
  • ▲ 코웨이가 반복되는 디자인 유사 논란에 정면 대응한다. ⓒ코웨이
    ▲ 코웨이가 반복되는 디자인 유사 논란에 정면 대응한다. ⓒ코웨이
    코웨이가 반복되는 디자인 유사 논란에 정면 대응한다. 아이콘정수기 등 히트상품이 나온 이후 경쟁사들의 유사 제품 출시가 이어지자 개별 소송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디자인 지식재산권(IP)을 상시 관리하는 대표이사 직속 조직을 가동하기로 했다. 사후 소송 대응 중심에서 선제 차단 체제로의 전략 전환이다.

    21일 코웨이는 대표이사 직속의 '디자인 모니터링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기로 했다. 

    IP·법무·디자인·상품기획·R&D·홍보 등 전사 조직이 참여하는 협업 체계로, 유사·모방 디자인을 조기에 포착해 공식 경고부터 법적 조치까지 원스톱으로 대응하는 것이 골자다. 제품 출시 초기 단계부터 디자인 침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 청호나이스·교원웰스·쿠쿠와 소송 잇따라 

    코웨이의 이러한 결정 배경에는 법적분쟁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웨이의 2024년말 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피소 26건, 제소 9건 등 총 35건의 법적 소송이 계류 중이다. 이 중 법적소송우발부채로 분류된 금액은 41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5월 청호나이스와 11년을 끈 법적 다툼이 마무리되면서 지난 3분기말 기준 우발채무 규모는 피소 23건 제소 6건으로 112억원으로 축소됐다. 

    실제 분쟁의 상당수는 정수기 디자인이다. 코웨이는 2024년 8월, 교원웰스를 상대로 얼음정수기 외관과 전면 조작부 구성이 자사 '아이콘 얼음정수기'와 유사하다며 디자인권·특허권 침해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은 판매 금지와 손해배상을 청구한 본안 사건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어 지난해 3월에는 쿠쿠홈시스를 상대로도 소송을 냈다. 쿠쿠의 ‘제로100 슬림 얼음정수기’가 아이콘 정수기의 본체 비율과 전면 조작부 구성, 아이콘 배치 등을 모방했다는 주장이다. 이 역시 디자인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여부를 다투는 사건으로 계류 중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신제품이 인기를 끌면 1~2년 내에 유사한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버튼 배치, 제품 컬러 등 매번 유사성 있는 제품들이 나오다보니 코웨이의 디자인 아이덴티티와 기업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고 밝혔다. 
     
    ◆ 대법 판결까지 11년… '카피' 관행 뿌리 뽑는다  

    코웨이가 소송 중심 대응의 한계를 체감하게 된 계기로는 청호나이스와의 장기 특허 분쟁이 꼽힌다. 이 소송은 2014년 청호나이스가 얼음정수기 제빙 구조와 관련한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제기됐다. 1심에서는 일부 침해가 인정됐지만 2022년 항소심에서 "양사의 제빙 방식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이유로 판결이 뒤집혔다. 이후 3년 만인 2025년 5월 대법원도 '특허 침해 없음'을 유지해 청호나이스의 상고를 기각했다. 

    결과적으로 코웨이는 법적 책임에서는 벗어났지만 10년 넘게 이어진 소송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감수해야 했다. 특히 청호나이스가 청구한 손해배상액만 200억원에 달하고, 11년 간 특허심판원 심결 3건, 특허법원, 고등법원 판결 4건까지 법무 비용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험이 반복되는 유사 디자인 논란을 사후 소송만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코웨이는 디자인 IP 관리 범위를 정수기에 국한하지 않고, 공기청정기와 안마의자 등 주력 제품군 전반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제품별 디자인 언어와 핵심 요소를 체계화해, 전사 차원의 관리 기준으로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그동안 유사 디자인 문제를 개별 소송으로 대응해 왔지만, 반복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디자인은 기업의 핵심 자산인 만큼 침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