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 조정단가' 15분기째 +5원/kWh 고정한전 흑자 '추정' 속 산업계는 전기요금 비명철강·석화 "산업 요금 인하, 위기업종 부담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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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와 LNG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데도 산업용 전기요금이 내려가지 않으면서 연료비연동제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3개월 단위로 연료비 변동을 반영하도록 설계된 제도가 ‘연료비 조정단가’ 상한 고정으로 15분기째 사실상 멈춰 철강·석유화학 등 전력다소비 업종의 경쟁력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대한상공회의소는 23일 한국자원경제학회와 ‘산업경쟁력 강화와 전기요금 세미나’를 열고, 연료비 하락을 요금에 반영하거나 요금 인하가 어렵다면 위기업종 부담을 덜어주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았다.산업용 전기요금은 2022년 러·우 전쟁 이후 유가·LNG 등 연료비 급등과 한전 적자 확대 국면에서 7차례에 걸쳐 약70% 인상됐다.특히 마지막 2차례(2023년11월, 2024년10월) 인상은 주택용을 동결하고 산업용만 올려 ‘산업용 중심 인상’ 논란의 근거가 됐다.하지만 2023년부터 유가 하락세가 이어져 최근 국제유가는 60달러대 초반, LNG는 10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는데도 산업용 요금은 내려가지 않았다.핵심 쟁점은 연료비연동제의 작동 방식이다. 연료비연동제는 3개월 단위로 연료비 변동분을 요금에 반영하도록 설계돼 있지만, 실제 조정에 쓰이는 ‘연료비 조정단가’가 2022년 3분기부터 현재까지 kWh당+5원 상한을 15분기 연속 유지하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전력 재정상황 등을 이유로 조정단가를 장기간 묶어두는 방식이 연동제 도입 취지와 맞지 않고, 그간 산업용에 치우친 요금 인상 경과를 고려해도 합리성이 떨어진다는 문제를 제기했다.한전 실적이 개선 국면이라는 점도 논쟁을 키우는 대목이다. 대한상의는 전기요금 동결로 한전 영업이익이 2024년 8조원에 이어 2025년 14조원으로 역대 최대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누적부채 205조원 등 재무 부담이 남아 있는 만큼, 과거 연료비 급등기에 요금을 충분히 올리지 못한 구조적 요인이 핵심이라면 요금 조정만이 아니라 재정투입 등 특단의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담겼다.요금 인하가 쉽지 않다면 위기 업종부터 부담을 덜어주는 ‘선별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철강업은 2035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상향 등 탈탄소 전환 압박 속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배출권거래 무상배출량이 약20% 감소하고, EU탄소국경조정제도 시행으로 3조원 이상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여기에 탄소 감축을 위해 전기로 설비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전기로가 기존 고로보다 전력을 10배 더 소비해 요금 부담이 급등할 수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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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저가 공세 속에서 범용 중심 구조를 고부가·첨단소재로 재편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상의는 최근 통과된 석유화학특별법의 실질적 효과를 높이려면 특례 전기요금제 등 비용 경감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해외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산업경쟁력 보호 차원에서 전력회사 보조금 등으로 요금 인상 폭을 낮추는 정책이 도입됐다. 독일은 산업용 전기요금 상한제, 영국은 전기요금·망요금 인하를 추진 중이다.요금 논쟁은 전력시장 구조개편 요구로도 번지고 있다. 세미나에서는 한전 외 전력구매계약(PPA) 확대, 전력망 구축에 민간참여 허용, 전력판매 경쟁을 통해 원가 상승을 억제하는 개편 방안이 제시됐다.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세미나에서 "산업용 요금이 이미 한계상황이라며 추가 인상은 곤란하고, 최대사용전력 기준 기본요금 산정방식 유연화와 기업 이탈 방지를 위한 산업용 요금 인하, 위기업종의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 완화 등 ‘요금 구조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산업용 요금 인상 이후 기업들이 한전을 벗어나 직접 전력을 구매하는 ‘탈한전’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현행 시장이 기업 수요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