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캐릭터 디자인부터 인생네컷·OTT 제휴처 혜택까지 본업 성장 막힌 카드사…‘잠재 고객·생애주기’ 선점으로 활로 찾기
  • ▲ KB국민카드 '틴업 체크카드'(왼쪽)와 신한카드 '나라사랑카드' 이미지. ⓒ각 사
    ▲ KB국민카드 '틴업 체크카드'(왼쪽)와 신한카드 '나라사랑카드' 이미지. ⓒ각 사
    초등학생도 카드사의 고객이 되는 길이 열리면서, 카드업계의 경쟁 무대가 한층 더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 규제 완화로 '어린이 체크카드'와 만 12세 이상 가족카드 발급이 가능해지자, 카드사들은 미래 고객 선점을 위한 '취향 마케팅' 연령대를 대폭 낮추고 있다. 당장 결제 규모는 작지만 첫 카드 경험을 통해 장기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들의 마케팅 전선이 초등학생까지 내려가고 있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해당 연령층의 트렌드를 반영한 '인생네컷'·'포토이즘'·'유튜브 프리미엄' 등 제휴사 할인을 제공하는 식이다. 여기에 더해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웹툰 '냐한남자'의 '춘배' 고양이 등 이들에게 친밀감이 높은 캐릭터와 협업한 디자인의 카드도 미래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한 복안 중 하나다. 

    가맹점 수수료 규제와 결제 시장 포화, 빅테크 간편결제 확산 등으로 본업 성장성이 막힌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아직 금융거래에 미숙한 어린 고객 유입에까지 사활을 거는 이유는 불황 속 '잠재 고객 확보'와 '고객 생애주기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카드는 랜덤으로 티니핑 캐릭터가 인쇄되는 디자인의 '틴업 체크카드'를 통해 출시 한 달 만에 발급카드 수 10만좌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해당 카드는 연령대별 소비패턴에 차별화를 꾀한 점이 특징이다. 만 15세까지는 편의점·쇼핑·독서실·문구 등에서, 16세 이상은 PC방·앱스토어 등에서 할인을 적용한다.

    신한카드의 '처음' 체크카드는 알파세대(2010년대 이후 출생)의 결제액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다. 전월 실적 기준을 일반 체크카드보다 낮은 10만원으로 설정하고, 이들의 이용 빈도가 높은 방과 후 시간대(오후 4~8시) 편의점·카페 등 업종에 추가 혜택을 적용했다. 

    특히, 인기 포토 부스를 포함한 사진관 업종과 지그재그·무신사·올리브영 등 쇼핑몰 혜택을 담아서비스를 구성한 점이 이목을 끈다. 10대 성향을 저격하는 '도파민뱅킹'도 눈길을 모은다. '소비관리 보너스 적립 서비스' 등 소비 계획과 지출 관리 등을 지원한다.

    PX할인 외에도 각각 유튜브 프리미엄 6000원 할인과 넷플릭스 시청 무료를 내걸은 하나·IBK 나라사랑카드도 인기다. 제대 후에도 카드 유효 기간까지 혜택을 제공하며, 각각 기존 은행 모델인 '아이브'의 안유진과 혼성 그룹 '올데이프로젝트'를 모델로 채택해 1020세대 군 장병 니즈를 적절히 공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드업계의 '디지털 원주민'으로 분류되는 잠재 고객 선점 경쟁은 더욱 본격화할 전망이다. 모든 카드사를 통해 부모의 신청이 있다면 만 12세 이상 자녀가 본인 명의의 가족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되면서다. 

    이와 별도로 본인 명의 체크카드 발급 연령 제한이 폐지되면서 만 12세 미만 '어린이 체크카드'도 나올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및 관련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어린이 체크카드' 출시를 앞두고 기존 '가족카드'의 인기 바우처인 학원비, 병원비 등에 신세대들이 선호하는 제휴처를 포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전략 방향을 본질에 집중하는 것으로 설정한 후 여러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결제 과정에서 고객 경험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