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금융' 기조 속 보험료 인상 수용한 당국…보험업계 화답 규모 관심5년 만의 車보험료 인상 후 첫 대면…새도약기금 출연·5세대 실손 인하 등 숙제 산더미
  • ▲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5년 만의 자동차 보험료 인상이 확정되면서 보험업계의 최대 현안이 일단락된 가운데, 오는 29일 열리는 '포용금융협의체'에서 새도약기금 분담과 실손보험 개편 등 그간 쌓여온 포용금융 과제들이 한꺼번에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는 29일 '보험업권 포용금융협의체'가 열린다. 이 협의체는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포용금융 과제를 정례적으로 논의하는 공식 협의 채널로, 이번 회의는 차 보험료 인상 이슈가 정리된 이후 열리는 첫 공식 테이블이다.

    ◇손해보험사·SGI서울보증 새도약기금 분담금 갈등 조율되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취약계층 채무 조절을 위한 손해보험업권의 새도약기금 출연금 납부 지연이다. 새도약기금은 포용금융 정책 가운데 하나로, 금융사가 보유한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 무담보 연체 채권을 일괄 매입해 소각 또는 채무 조정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손해보험업계는 해당 기금 조성을 위해 약 200억원을 출연할 전망이다.

    현재 손해보험업계는 SGI서울보증이 손보사 전체 새도약기금 대상 채권 중 90%를 가지고 있어, 분담 기준을 두고 아직 회원사별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앞서 생명보험업계는 생보사별 새도약기금 출연금 분담 기준을 확정한 바 있다. 매입채권을 보유한 10여개사가 회사별로 매입가액을 분담하고, 이를 제외한 금액을 전체 22개사가 지난해 협회비 분담기준에 비례해 나누는 방식이다. 생보업권 내 상위 5개사(삼성·교보·한화·신한·NH농협)의 분담률은 65.4%로 알려졌다.

    ◇'150조 국가 펀드' 투자 나선 보험권…K-ICS 위험계수 완화 '주목'

    미래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기금인 150조원 규모 국민 성장펀드도 협상 중이다. 보험업계는 앞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 정부의 '생산적 금융' 참여 독려에 36조원 규모의 선도적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생산적 금융'엔 위험 계수를 대폭 낮춰주는 등 실질적인 당근책(인센티브)을 도입해 업계의 투자 여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엄격한 건전성 지표 규제(K-ICS 비율)와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으로 인해 고위험 신사업인 '생산적 금융'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생산적 금융에 대한 투자 여력을 확대하고 건전성 관리 부담을 합리적으로 완화하기 위해 자본 규제와 자산부채관리(ALM)규제의 개선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위험자산을 늘리면서 자본 건전성을 쌓으라는 모순된 압박이 거세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당국 30~50% 5세대 실손료 인하 주문…업계 "비급여 관리 대책 선행돼야" 

    핵심은 오는 7월 예정된 5세대 실손보험 출시다. 정부는 무분별한 의료 이용 억제를 목표로 하는 실손보험·비급여 개혁을 추진 중이다. 5세대 실손보험은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을 중증과 비중증으로 나눠 보장을 차등화하고 자기부담률을 상향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업계 안팎에서는 기존 실손보험보다 30~50% 낮은 보험료 수준이 정책 목표로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하 요청에 부응하면서도 비급여 진료비 관리 대책 등 제도적 뒷받침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5세대 실손의료보험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되도록 금융당국을 지원하고 과잉 비급여에 대한 통제 방안도 마련해 실손보험의 정상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짚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도 "비급여 진료비를 올리면 실질적인 혜택은 보지 못한 채 손해율만 나빠질 것"이라며 "복지부 등 범정부차원의 비급여 가이드라인이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