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선 안착 속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KB·하나·SK하이닉스·삼성 등 잇단 소각 · 배당 결정"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핵심 변수" VS "기업 경영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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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정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 논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상장기업들의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그룹에 이어 대기업들도 대규모 자사주 소각과 현금배당을 결정하며 주주환원 강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3일 법안심사 1소위원회를 열어 3차 상법 개정안을 심사했다. 

    여당 내에서는 빠른 처리에 대한 의견이 있지만 해당 법안과 관련한 공청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야당의 의견에 따라 이르면 이달 말 또는 3월 초까지는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이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사주 소각은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기업들이 그간 경영권 방어를 위해 보유했던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주주들이 가진 주식 가치가 상승하면서 기업가치 역시 재평가될 수 있어서다.

    이 같은 제도 논의와 맞물려 금융그룹들의 자사주 소각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자사주 소각 강화 흐름이 3차 상법 개정안 논의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검토 등 제도 환경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은 지난달 15일 자사주 861만주를 소각했다. 소각 규모는 약 1조2000억원으로 발행주식총수의 2.3%에 이른다. 하나금융그룹도 상반기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 계획을 내놨다.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2000억원씩 매입한다는 구상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나금융의 연간 자사주 매입 규모가 지난해 7541억원에서 95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iM금융은 지난해 8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으며, 2027년까지 약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정리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JB금융은 기업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지속해 왔으며, 이달 12일 400억원 규모의 보통주 153만1017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대기업들도 대규모 주주환원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12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과 1조3000억원 규모의 현금배당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6조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3조8000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했으며 삼성물산도 2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이달 말까지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연내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3차 상법 개정 논의가 자본시장 구조 변화의 핵심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5000선을 달성한 이후 이재명 대통령과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자리에서 차기 정책 방향성이 확인됐다"며 "여전히 저평가된 한국 증시의 '정상화'를 위해 3차 상법 개정 등 구조적 입법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고,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과 코스닥 3000 정책 추진 방안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제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주주총회 등을 거친 뒤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경우 국내 기업들의 유동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기업들이 발행한 전체 자사주 약 28억주 중 비자발적 자사주는 6억주로, 전체의 22.86%를 차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법 개정안은 기업의 신산업 진출을 위한 투자 저해,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위협 등 기업 경영에 미칠 부작용이 크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