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 통과에도 보험사, 짙은 관망세토지·건물 소유 규제·제한된 비급여 항목 부담
  • ▲ 보험사가 보험·요양을 넘어 주거영역까지 시장을 넓힐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제미나이
    ▲ 보험사가 보험·요양을 넘어 주거영역까지 시장을 넓힐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제미나이
    보험사가 보험·요양을 넘어 주거영역까지 시장을 넓힐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정부는 민간을 통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보험사 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겨냥했지만, 업계에선 추가적인 규제 완화를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짙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해 보험업법을 개정해 보험사의 자회사가 요양 외 부대업무인 민간임대주택 운영, 헬스케어 서비스, 시니어 푸드 제조 및 유동 등 사업을 수행할 수 있게 허용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보험사의 장기자금을 임대주택 공급에 투입하도록 유도해 시민들의 주거 안정에 기여하려는 정책적 취지가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부문의 재정만으로 장기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에 한계에 다다랐다는 진단이 나오면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장기임대주택사업 공급을 늘려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는 제도 정비"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은 장기임대주택에 대한 위험계수 적용을 완화하고 지급여력비율(K-ICS) 부담을 낮춰주는 한편 세제 혜택까지 제공했다. 제도적 장벽을 상당 부분 걷어냈지만, 업계의 반응은 여전히 신중하다.

    실버타운 사업 진출에 나선 곳은 KB라이프생명(서울 평창동 ‘KB골든라이프케어 평창 카운티’)뿐이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서울 은평구 내 은퇴빌리지 조성을 계획 중이다. 

    보험사 입장에선 장기 임대주택은 자산이 장기간 묶이는 구조다. 지급여력(K-ICS) 관리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부동산 익스포저를 확대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KB라이프(골든라이프케어), 신한라이프(신한라이프케어), 하나생명(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 삼성생명(삼성노블라이프), 교보생명(교보다솜케어) 등은 자회사를 설립하며 준비 작업에 나섰지만 대부분 요양·케어 중심 사업을 검토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실버타운과 같은 임대주택 사업에 대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곳은 없다.

    대표적인 장애물은 토지·건물 소유 규제 및 제한된 비급여 항목이 꼽힌다. 수도권 내 부지 매입과 건물 설립 과정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만큼 수익성 부담이 크고, 사업 추진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노인장기요양보호법의 구조도 발목이다. 현행 법에서는 식대비, 상급침실 추가, 이미용비용에 한해 청구가 가능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정한 비용에 따라 이외 서비스에 대한 요금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비급여 항목 확대가 선행되어야 하는 구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노인 인구 1000만명 돌파에 따라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정이 악화하고 있어 민간 영역에 대한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수익성 부담이 더 큰 현행 규제 아래서 해당 사업에 달려들 보험사는 없다"며 "전기세 등 공과금 지원 및 세재 혜택 등 추가 인센티브가 필요해보인다"고 전했다. 

    결국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지만 보험사들이 '집주인' 역할까지 감수하기엔 여전히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