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7년 의사 4262~4800명 부족 … 공공·신설의대 제외해도 대규모 증원 필요교육여건 고려해 대학별 증원 상한 차등 적용 방침의협 "정치적 결정 강행 땐 투쟁" … 추계 신뢰성 정면 문제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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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 확대 규모를 결정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가 최종 결론을 다음 주로 미뤘지만 연간 700명대 증원 쪽으로 가닥이 잡힌 분위기다. 다만 대한의사협회가 추계 신뢰성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어 최종 확정까지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열린 제6차 보정심 회의에서는 2027~2031학년도 의사 인력 양성 방안이 논의됐지만 구체적인 증원 규모는 확정하지 못했다. 대신 의사 인력 수급 추계위원회가 제시한 여러 시나리오 가운데 '공급모형 1안'을 기준으로 향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모형에 따르면 2037년 우리나라에는 의사가 4262명에서 최대 4800명까지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서 향후 설립될 공공의대와 신설 의대 정원 600명을 제외하더라도 실제 논의 대상 부족 인원은 3662~4200명 수준이다. 이를 2027학년도부터 5년간 나눠 반영하면 한 해 평균 732~840명가량의 증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공급모형 1안을 기준으로 하자는 데에는 의협 회장을 제외한 대부분 위원이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증원 규모의 큰 틀은 정리됐고, 이제는 대학별 배분 방식과 교육 수용 능력이 쟁점으로 남은 셈이다.

    보정심은 의대 교육의 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증원 상한을 설정하기로 했다. 특히 지역 필수의료 인력 양성을 위해 국립대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소규모 의대의 교육 여건을 고려해 대학별로 증원 폭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오는 10일 회의에서 추가 논의를 거쳐 최종 증원 규모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의견이 끝내 좁혀지지 않을 경우 표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표결까지 가지 않는 게 바람직하지만 더 미루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의료계와 교육계 의견 수렴 결과도 공유됐다. 의료혁신위원회에서는 의대 증원 필요성 자체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증원 속도와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제기됐다. 교육 현장이 감당 가능한 범위부터 단계적으로 늘리자는 의견과 대학의 준비 기간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의학교육계 간담회에서는 추계 결과를 존중하되 초기 증원에 따른 교육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교수 인력 확충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 지역 공공의료기관과 지방의료원의 임상실습 역할 확대, 전공의 수련 여건 개선 등 전반적인 교육 인프라 확충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하지만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보정심 최종 논의를 앞두고 "부실한 추계와 왜곡된 자료를 근거로 무책임한 결정을 강행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협은 특히 의사 인력 수급 추계 과정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모 추계위원이 사퇴하며 "논의가 과학이 아니라 정치적 숙제처럼 진행됐다"고 언급한 점을 근거로 정부 발표 수치가 실제 논의 결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추계 기간이 짧았고 회의록도 모두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들었다.

    또 해외 의대 졸업 후 국내 면허를 취득하는 인원 증가와 정원 외 입학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실제 공급 규모는 정부 추계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원을 급격히 늘리면 교육의 질 저하와 수련 붕괴로 이어지고 결국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간다는 게 의협의 논리다.

    결국 보정심은 ‘의사 부족’이라는 큰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늘릴지를 두고 정책 판단과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에 놓였다. 다음 주 회의는 단순한 숫자 확정이 아니라, 향후 10년 한국 의료체계의 구조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