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정유사 흑자 기조 … 윤활유 선방윤활유 공장 가동률 본업 정유 90% 보다 높아올해 공급 과잉 우려 전망 … 액침냉각유 집중
  • ▲ 윤활기유 공장 전경ⓒHD현대오일뱅크
    ▲ 윤활기유 공장 전경ⓒHD현대오일뱅크
    지난해 국내 정유업계가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데 윤활유 사업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비중은 본업인 정유 부문에 비해 낮지만, 국제 정세에 따른 시황 변동성이 큰 정유·석유화학 부문의 부진을 상쇄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의 지난해 윤활유 공정 가동률은 100%를 넘어섰다. 정유 부문 가동률이 96%, 석유화학 부문이 70~87% 수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윤활유 공정은 풀가동 수준을 유지하며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GS칼텍스의 지난해 윤활유 부문 매출액은 1조8758억원, 영업이익은 491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1.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4% 증가하며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정유 부문은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이 하반기 들어 반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매출 규모가 34조원에 육박하는 정유 부문과 윤활유 부문의 영업이익 차이는 479억원에 불과해, 매출 대비 수익성 측면에서는 윤활유 사업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됐다. 석유화학은 적자전환했다.

    에쓰오일(S-OIL) 역시 윤활유 사업을 통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윤활유 부문에서 영업이익 5821억원을 기록해 전년(5683억원) 대비 약 2.4% 증가했다. 반면 정유 부문은 1571억원의 영업적자, 석유화학 부문도 136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윤활유 사업이 전체 실적의 완충 장치 역할을하며 전체 영업이익에서 흑자를 냈다.

    SK이노베이션도 윤활유 사업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윤활유 사업 영업이익은 6076억원으로, 정유·석유화학 사업의 실적 변동성 속에서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윤활유는 각종 기계 요소의 활동부나 전동부에서 발생하는 마찰을 줄여 기계 장치의 수명을 연장하고 효율을 높이는 필수 소재다. 자동차는 물론 산업 설비 전반에 사용되며, 일정 주기로 교체 수요가 발생해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특징이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 사업은 국제 유가와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반면, 윤활유는 장기간 정기적으로 교체 수요가 발생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며 “정유 시황이 불안정할 때에도 윤활유 사업은 꾸준히 수익성을 지켜온 분야”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윤활유 시장은 뚜렷한 수요 증가 신호가 없는 가운데 공급 경쟁이 심화되며 약보합 시황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업계는 해외 공략과 함께 전기차 전용 윤활유, AI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액침냉각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 확대에 적극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부문 SK엔무브는 인도 현지 자동차 부품기업 가브리엘 인디아와 손잡고 인도 윤활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인도에서 신규 법인 설립을 완료한 이후, 엔진오일과 기어오일, 산업용 윤활유는 물론 전기차 전용 윤활유까지 포함한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GS칼텍스는 LG유플러스의 데이터센터 내 실증 데모룸에 액침냉각유를 공급한다. HD현대오일뱅크도 최근 국세라믹기술원에 AI 연산용 액침냉각유 를 공급하며 실증을 진행 중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오는 12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