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설탕 담합 기업에 과징금 4083억원 '철퇴''민생 식자재 담합' 조사대상 확대 … 제재 수위 강화"고물가 곧장 바꾸기 어려워 … 불법 관행 깨는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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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대형마트 ⓒ연합뉴스
정부가 설탕 담합 사건에 총 408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가운데 점검 대상을 밀가루·계란·돼지고기 등 주요 식자재 전반으로 확대하는 등 '민생 식자재 담합'에 대한 대응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는 모양새다.13일 관계부처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2일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 제당사가 2021년부터 약 4년간 설탕 판매가격의 변동 폭과 시기를 사전에 합의한 사실을 적발하고, 총 408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공정위는 설탕 시장이 고율 관세와 장치산업 특성으로 신규 진입이 쉽지 않은 과점 구조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같은 구조적 특성이 담합의 민생 파급력을 키웠다는 판단에서 담합 사건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과징금을 부과했다.공정위의 조사 범위는 설탕을 넘어 다른 식자재로 확산하고 있다. 앞서 전분당 시장에서도 담합 혐의를 포착하고 대상·CJ제일제당·사조CPK·삼양사 등을 상대로 전담 조사팀을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 전분당은 물엿·포도당·과당 등으로 가공식품 전반에 쓰이는 핵심 원료다.계란 시장 역시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공정위는 대한산란계협회가 2023년부터 계란 가격 인상을 주도해 경쟁을 제한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관련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상정한 상태다. 최근 계란 한 판(30구) 가격이 9000원에 육박하는 등 급등세를 보인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국가데이터처는 계란 가격 상승과 관련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출하량 감소를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지만, 공정위는 AI 확산 이전부터 가격이 상승한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사업자단체가 구성원에게 가격 결정이나 유지·변경을 강요할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협회의 인위적 개입 여부를 살피고 있는 것이다.돼지고기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목우촌·도드람·CJ피드앤케어 등 6개 육가공 업체는 대형마트와 식품회사에 납품하는 돼지고기 가공제품 가격을 동일하게 인상하고 납품 물량을 조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가격 조정 회의록 등 주요 증거를 확보해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상태다.공정위는 밥상 물가와 직결되는 분야의 담합에 대해 제재 수위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1회 위반 시 10~20% 범위에서 과징금을 가중하고 있으나, 이를 40~50%까지 확대하고 반복 위반의 경우 최대 100% 가중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담합 과징금의 법정 상한을 매출액의 30%까지 높이는 법 개정도 예고했다.'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의장을 맡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민생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의 가용 역량을 모두 집중하기로 했다"며 대기업 중심의 불공정 행위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다만 이번 전방위적 조사와 제재 강화가 곧바로 체감 물가 안정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거란 평가도 나온다. 공급 구조의 과점화, 고환율,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 등 구조적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사후 제재 중심의 접근만으로는 밥상 물가를 잡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정부의 대응으로 고물가 기조가 곧바로 뒤집어지기는 힘들겠다"면서도 "정부가 기업의 과도한 시장 지배력에 대한 경종을 울리면서 점차 불법적인 관행을 끊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