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전 요구 강화 속 ‘1조 즈워티’ 국방 투자 … 절충교역 압박 확대GDP 대비 국방비 4.48%→4.8% 전망 … 유럽산 중심 재편 가속PGZ 매출 전년比 34% 급증 … K-방산 협상 조건 변수 부상
  • ▲ K2 전차ⓒ현대로템
    ▲ K2 전차ⓒ현대로템
    한국 방산업계의 큰손으로 꼽히는 폴란드가 무기 구매 조건에 기술 이전 등을 포함하는 절충교역을 강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단순 무기 도입에서 벗어나 자국 방위산업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17일(현지시간) 콘라트 고워타 폴란드 국유자산부 차관은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단순히 조립라인 유치에 만족하지 않겠다"며 "기술 이전이 필요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고워타 차관은 최근 몇 년간 폴란드의 미국 장비 구매가 종종 상호 투자 계약 없이 이뤄졌고 이는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 머물기 위해 기꺼이 지불한 일종의 ‘안보 비용’으로 간주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접근 방식이 폴란드를 ‘순진한 고객’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폴란드 정부가 미국과 한국 등지에서 군사장비를 사들이는 데 국방예산 대부분을 쏟아붓는 동안 국내 업계는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국산 전차를 비롯한 무기를 대거 사들였다. 지난해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48%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4%를 넘겼으며 올해는 4.8%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고워타 차관은 유럽연합(EU) 공동구매 프로그램 ‘세이프(SAFE)’로 확보한 440억유로(약 75조4000억원)와 별도로 향후 5년간 약 1조 즈워티(406조원)를 국방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U가 회원국에 무기 구매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유럽산 장비 도입을 권장하는 점도 전략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고워타 차관은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와 체코 CSG가 이달 초 맺은 지뢰지대 공동 구축 계약을 언급하며 “이렇게 폭넓은 협력을 제공할 수 있는 나라는 얼마 안 된다. 문제는 새 규칙에 따를 준비가 돼 있는지다. 준비됐다면 환영하고 아니면 다른 쪽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폴란드 정부의 기조 변화가 유럽 각국이 자국 방위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하는 가운데 나왔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보 비용 분담 요구 확대에 대한 대응 성격도 있다고 분석했다.

    폴란드 정부는 최근 독일과 프랑스가 PGZ의 지대공 미사일 ‘피오룬(Piorun)’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공개하는 등 자국 군수업체의 해외 진출 확대에도 힘을 싣고 있다. 해당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드론과 헬기 요격용으로 활용됐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폴란드 최대 방산업체 PGZ의 2024년 매출은 전년보다 34% 증가했고 글로벌 방산기업 매출 순위도 60위에서 51위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