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증가에도 순이익 후퇴패널 단가 인하 압력 이중고8.6세대 IT OLED 내년 양산
  • ▲ 삼성디스플레이 용인 신사옥 SDR 전경ⓒ삼성디스플레이
    ▲ 삼성디스플레이 용인 신사옥 SDR 전경ⓒ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영업이익은 소폭 개선됐지만 환율 변동과 각종 비용 부담이 확대되며 순이익이 뒷걸음질쳤다. 여기에 '칩플레이션' 여파로 세트업체들의 원가 인하 압박까지 거세지면서 수익성 방어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회사는 차세대 8.6세대 IT용 OLED를 앞세워 반등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29조8000억원, 영업이익 4조1000억원, 순이익 5조522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3%, 영업이익은 0.4%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7.8%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개선됐음에도 순이익이 줄어든 배경에는 환율 변동과 금융·기타 비용 증가 등 영업 외 요인이 자리한다. 순이익에는 환차손과 이자 비용 등이 반영되는 만큼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8.6세대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 역시 수익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업황 역시 녹록지 않다.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촉발된 '칩플레이션'이 디스플레이 업계로 번지며 세트업체들이 패널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TV와 IT 기기 제조사들은 반도체 가격 상승분을 상쇄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등 다른 부품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TV 원가의 40~5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인 만큼 협상 압박이 집중되는 영역이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8.6세대 IT OLED를 미래 성장 축으로 삼고 있다. 8.6세대는 기존 6세대 대비 약 2.25배 큰 유리 기판을 활용해 노트북·태블릿용 패널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공정이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CES 2026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핵심 과제로 '8.6세대 IT OLED의 성공'을 제시하며 상반기 중 충남 아산에서 양산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규모 투자의 성과를 확실히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8.6세대 양산이 본격화되면 올해 IT용 매출은 전년 대비 20~30%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대 변수로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을 꼽으며 "한쪽 가격이 오르면 다른 쪽에서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며 단가 인하 압박과 수요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양산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회사 측은 신중한 입장이다. 최근 8.6세대 샘플 출하는 이뤄졌고 양산에 근접한 단계인 것은 맞지만 1분기 내 본격 양산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IT 기기의 OLED 전환이 가속화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8.6세대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삼성디스플레이는 주요 고객사에 8.6세대 OLED 샘플을 출하하며 양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BOE, CSOT 등 경쟁사들도 8.6세대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초기 수율과 기술 안정성 측면에서 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조직 개편을 통해 대형사업부와 IT사업팀을 통합 지휘 체계로 재편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손동일 부사장을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 겸 IT사업팀장으로 선임하며 QD-OLED와 IT OLED를 아우르는 통합 전략을 강화했다.

    업계에선 단기적으로 환율과 원가 압박이라는 이중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IT용 OLED 시장의 구조적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해 수익성 높은 8.6세대 비중을 확대해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경우 현재의 '수익성 빨간불'을 반등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세트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커진 것은 맞지만 부품 실적에 곧바로 반영되는 구조는 아니다"며 "8.6세대 역시 단기 수요만을 보고 판단하는 사업은 아니며 향후 IT 기기의 OLED 전환 속도에 따라 분위기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