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 내 모션캡처 스튜디오·오디오실·3D스캔 제작과정 공개사실감과 액션성 통해 몰입감 높이기 위한 고민의 흔적“게임 배경 내 똑같은 돌 하나도 없다” 자신감 드러내
  •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펄어비스가 사옥에서 돌을 수집한다는 소문은 사실이었다. 배전함의 삐걱거림은 용이 날갯짓하는 소리로 탈바꿈했고, 검과 봉을 다루는 액션 배우들의 몸짓이 캐릭터에 입혀져 사실감을 높였다. 타격감과 액션을 살리기 위한 밑바탕에는 작은 움직임과 배경, 소리까지 놓치지 않는 ‘악마같은 디테일’이 숨어있었다.

    펄어비스는 지난 24일 사옥에서 개발현장 투어를 진행했다. 내달 20일 공개 예정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신작 ‘붉은사막’의 디테일을 높이기 위한 작업인 모션 캡처와 3D스캔, 오디오실을 공개했다.

    오디오 팀이 작업하는 사무실 안쪽에 놓인 악기들이 눈길을 끌었다. 북과 징, 아코디언 등 악기들부터 유리잔과 목줄에 달려있을법한 방울 등 다양한 소리를 내는 물건들이 놓여있었다. 모두 실제 소리를 바탕으로 효과음을 제작하기 위한 도구들이었다.

    폴리스튜디오는 자연스러운 소리를 녹음하기 위한 공간이다. 지형지물에 따라 달라지는 발소리를 녹음하기 위한 흙과 자갈, 돌을 스튜디오 내 구성해 소리를 채집했다. 상용화된 사운드 라이브러리 소스를 기반으로 작업하지만, 게임만의 특별한 소리 자원이 필요하면 폴리 녹음실을 찾게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표현할 때 폴리스튜디오는 진가를 발휘한다. 내부에 컨트롤 패널과 전기줄이 있을것 같은 배전함의 울림, 문을 여닫을 때 삐걱거리는 소리, 세탁기 호스와 부딪혀 내는 마찰 소리가 기계용의 몸짓과 울림을 표현하는 데 사용됐다. 기계용의 움직임에 사운드를 조합한 인게임 영상은 꽤나 그럴듯하다고 느껴졌다.

    게임 오디오는 펄어비스가 자체로 개발한 ‘블랙스페이스’ 엔진과 맞물린 것이 특징이다. 바람의 세기에 따라 수풀이 흔들리는 소리의 크기를 게임 엔진이 스스로 판단해서 출력하는 방식이다. 시중의 게임 엔진은 이미지에 따라 소리를 1대1로 매칭시켜야 하는데, 맞물려서 작동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사운드와 엔진의 유기적 결합을 꾀했다.

    사운드 총괄 디렉터는 펄어비스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액션성을 구현하기 위해 레트로한 방식의 투박한 소리를 전투 사운드에 입혔다고 설명했다. 세련된 사운드는 아니어서 다른 게임 업계 종사자들 입장에서는 별로라고 느낄 수 있지만, 고유한 액션성을 위해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저들은 게임에서 느끼는 고유한 재미와 피드백을 얻고싶어한다”며 “상상력과 타격 액션의 맛을 살리는 사운드를 찾아 거친 맛을 살린 것이 검은사막부터 쌓은 노하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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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션캡처실로 이동하자 사방에 광학식 카메라와 바닥에 색깔 마커들이 즐비했다. 벽면에는 무기고를 방불케 할 만큼 활과 검부터 망치와 도끼, 총기류까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무기들이 놓여있었다. 한 켠에는 계단과 자전거, 수레까지 게임 속에서 연출되는 사물들이 배치됐다.

    사실감을 살리기 위해 배우들은 기본적인 걷기와 달리기를 비롯해 실생활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동작을 촬영한다. 앉는 의자의 종류에 따라, 천천히 또는 긴박한 상황에 따라 앉고 일어서는 모션만 해도 종류가 여러가지라는 설명이다. 배우들의 움직임은 실시간으로 인게임 배경과 연동돼 게임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스튜디오는 1인 촬영이 아닌 다인 촬영도 가능했다. 검을 휘두를때도 그냥 허공에 휘드르는 것이 아니라 배우들이 서로 합을 맞춰 촬영하며 현실감을 더욱 살렸다. 사옥 내 스튜디오에서는 최대 10여명 촬영이 가능하고, 외부 아트센터에서 촬영은 최대 24명까지 가능하다는 전언이다.

    이어 방문한 3D 스캔실은 사람과 사물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공간으로, 144대 카메라가 한 번에 촬영해 3D로 만드는 작업이 이뤄진다. 조금씩 움직이거나 사물을 돌려가면서 촬영한 원본을 3D 데이터로 합쳐 엔진에서 사용하는 자원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펄어비스 측은 촬영한 돌은 디지털화하면서 조금씩 변형된 모습으로 구현되기 때문에, 인게임 배경에서 지나쳐갈 법한 돌 하나도 같은 돌은 없다고 단언했다. 형태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질감과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여러가지 돌을 조금씩 돌려가면서 사진 촬영을 진행한다는 것.

    방송국 소품실처럼 보이는 창고방에 줄지어 선 마네킹들은 붉은사막이 구현하려는 오픈월드가 그래픽의 집합이 아닌 사실주의의 산물임을 증명했다. 신체 사이즈가 적혀있는 마네킹들을 플레이트 갑옷이나 게임 내 의상과 결합해 게임 화면으로 승화시키는 방식은 펄어비스가 추구하는 게임 제작 방향성을 보여준다.

    출시를 한 달여 앞두고 마지막 작업이 한창인 펄어비스 사옥 곳곳 개발자들의 표정에서는 약간의 긴장감이 느껴졌다. 약 7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치면서도 게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두 차례 출시 일정까지 연기된 만큼 모든 역량이 집중된 모습이었다.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붉은사막은 3월 20일 글로벌 동시 출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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