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습 여파에 중동 시장 불안 고조현대차 사우디 생산거점 가동 차질 우려KGM·르노 중동 수출 전략 불확실성 커져
  • ▲ 폭발 연기가 피어오르는 이란 수도 테헤란 모습. ⓒ연합뉴스
    ▲ 폭발 연기가 피어오르는 이란 수도 테헤란 모습.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핵심 전략 시장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란에 직접적인 사업 거점은 없지만, 중동 전반으로 불확실성이 확산될 경우 현지 생산과 수출 전략에 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번 중동 사태를 긴장감 속에 주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중동을 인도에 이은 핵심 신흥 시장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를 전략 거점으로 삼아 지역 내 영향력 확대를 추진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 전체 자동차 판매의 약 34%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현대차는 현지 시장에서 토요타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사우디 서부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 중동 첫 생산 거점을 착공했다. 해당 공장은 올해 4분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으로, 연간 5만 대 규모의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혼류 생산이 예정돼 있다. 다만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하거나 확산될 경우 공장 운영과 공급망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사우디가 ‘비전 2030’ 정책을 통해 산업 다각화와 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에 주목해 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라인업과 현지 맞춤형 모델을 앞세워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나 미래 모빌리티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중동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를 중동 지역에 수출하고 있으며, 올해 출시하는 신차 ‘필랑트’를 중동 7개국에 공급할 계획이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물류 차질이나 수요 위축으로 수출 일정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KGM 역시 픽업트럭과 SUV 등 중동 선호 차종을 중심으로 사우디 현지 업체와 협력해 반조립(CKD) 방식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픽업트럭은 중동에서 수요가 높은 차종으로, 유럽·중남미와 함께 핵심 수출 시장으로 육성 중이다. 그러나 지역 불안이 확대될 경우 수출 전략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누적 수출 물량 5만대를 돌파한 KGM의 최대 수출국 튀르키예는 이란 인접 국가라는 점에서 이번 중동 사태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동은 성장성이 큰 시장인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지역”이라며 “분쟁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경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현지 투자와 수출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