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인덱서 288대 발주 … 허페이 8.6세대 OLED 라인 구축삼성D, 맥북 OLED 선점 … 올해 2분기 양산 목표BOE·CSOT·비전옥스 가세 … 중국 '8.6세대 삼각편대' 형성
  • ▲ 삼성디스플레이 용인 신사옥 SDR 전경ⓒ삼성D
    ▲ 삼성디스플레이 용인 신사옥 SDR 전경ⓒ삼성D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비전옥스가 차세대 8.6세대 OLED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장비 발주에 착수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주 체제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맥북용 OLED 패널 공급을 선점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BOE와 CSOT에 이어 비전옥스까지 투자에 뛰어들면서 중국 업체들의 '삼각편대'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비전옥스는 최근 중국 조달 플랫폼을 통해 8.6세대 AMOLED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장비 국제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건설 중인 생산라인에 투입될 설비로 자동화 물류 장비부터 발주가 시작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번 입찰 품목은 패널·기판 이송용 로봇 144대와 인덱서(index) 144대 등 총 288대 규모다. 생산라인 내에서 유리기판과 패널을 이동시키는 자동화 설비로 통상 OLED 공장 구축 초기 단계에서 발주되는 장비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고가 비전옥스의 8.6세대 투자 프로젝트가 실제 설비 발주 단계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현재 시장 선두는 삼성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 사업장에 약 4조1000억원을 투자해 IT용 8.6세대 OLED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올해 2분기 양산을 목표로 가장 빠르게 가동에 나설 계획이다. 이 라인은 노트북과 태블릿 등 중대형 IT 기기용 OLED 패널을 대량 생산하기 위한 세계 최초 수준의 양산 라인으로 평가된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주요 글로벌 IT 업체들을 대상으로 패널 샘플 공급과 품질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차기 맥북 프로에 OLED 패널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삼성디스플레이가 초기 공급을 사실상 선점한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프로에 OLED를 적용하며 시장 확산을 주도해 온 만큼 맥북까지 OLED로 전환될 경우 중대형 OLED 시장 규모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8.6세대 OLED는 기존 스마트폰 중심의 6세대 OLED보다 약 2.25배 큰 유리기판을 사용하는 차세대 공정이다. 기판이 커질수록 한 번에 생산할 수 있는 패널 수가 늘어나 생산 효율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경쟁사보다 먼저 양산 체제를 구축하면서 초기 IT용 OLED 시장에서는 기술력과 생산 안정성을 앞세운 우위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투자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BOE와 CSOT에 이어 비전옥스까지 가세하면서 중대형 OLED 시장을 둘러싼 한·중 경쟁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중국 업체들의 '8.6세대 OLED 삼각편대'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 전략도 업체마다 차이를 보인다. BOE는 기존 스마트폰 OLED와 같은 FMM(파인메탈마스크) 기반 증착 방식을 중심으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CSOT는 잉크젯 프린팅(IJP) OLED 기술을 적용한 8.6세대 라인을 준비 중이다. 비전옥스는 차별화된 공정을 앞세웠다. 이 회사는 반도체 장비 업체 Applied Materials과 함께 개발한 ViP(Visionox intelligent Pixelization) 기술을 적용해 포토리소그래피 기반 OLED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FMM 공정을 제거해 해상도와 생산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FMM 기반 OLED가 가장 안정적인 양산 기술로 평가하고 있다. 장비와 소재 공급망이 이미 구축돼 있고 수율 관리 경험도 축적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 포토리소그래피나 잉크젯 방식은 이론적으로 높은 해상도와 원가 절감 가능성이 있지만 양산 수율 확보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OLED에서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처럼 IT용 OLED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본격화되는 초기 국면"이라며 "8.6세대 라인이 본격 가동되는 시점이 한·중 디스플레이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