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과 SUV의 경계에 선 디자인라운지 같은 실내 … 장거리에서 진가하이브리드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정숙성은 기대 이상
  • ▲ 르노 필랑트. ⓒ주재용 기자
    ▲ 르노 필랑트. ⓒ주재용 기자
    지난 4일 경주 일대 약 150km 구간에서 르노코리아의 새로운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필랑트’를 시승했다. 도심과 국도, 고속도로가 섞인 코스를 달려본 결과 이 차량의 성격은 한마디로 ‘편안한 장거리 크루저’에 가까웠다. 세단에 가까운 정숙성과 SUV의 공간 활용성을 동시에 노린 모델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르노 필랑트는 르노의 글로벌 전략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 2027’ 아래 등장한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한국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이 차는 르노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핵심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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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인상부터 존재감 … 세단과 SUV의 경계에 선 디자인

    차량을 처음 마주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독특한 차체 비율이다. 전통적인 SUV보다 낮고 길어 보이는 실루엣에 쿠페형 루프라인이 더해지면서 세단과 SUV의 중간 지점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차체 크기는 길이 4915mm, 높이 1635mm 수준으로 실제로 보면 꽤 큰 차다. 하지만 루프 라인이 부드럽게 뒤로 떨어지면서 차체가 날렵해 보인다. 전면부의 로장주 로고와 조명 그래픽은 야간에서 특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경주 시내를 천천히 주행할 때도 시선이 꽤 따라오는 편이었다. 프리미엄 크로스오버를 표방한 디자인 전략이 어느 정도 먹혀든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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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운지 같은 실내 … 장거리에서 진가

    실내는 ‘프리미엄 테크 라운지’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대시보드 전체에 펼쳐진 openR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와 은은한 앰비언트 라이트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든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시트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구조의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 시트’는 착좌감이 꽤 편안하다. 장시간 운전해도 허리나 어깨에 부담이 적었다.

    휠베이스가 2820mm로 넉넉한 덕분에 2열 공간도 여유롭다. 무릎 공간이 넓고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덕분에 실내 개방감도 상당하다. 실제로 경주에서 포항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달릴 때 실내가 답답하다는 느낌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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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브리드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

    주행 성능은 ‘자극적’이라기보다 ‘매끄러운’ 쪽에 가깝다. 필랑트에는 1.5L 터보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시스템 출력은 250마력 수준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초반에는 전기 모터가 부드럽게 차를 밀어준다. 속도가 올라가면 엔진이 자연스럽게 개입한다. 이 과정이 꽤 매끄럽게 이어져 하이브리드 특유의 이질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차체 안정감이 인상적이었다. 차체가 큰 편이지만 좌우 흔들림이 크지 않고, 스티어링 반응도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급격한 스포츠 주행보다는 장거리 이동에 더 어울리는 세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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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숙성은 기대 이상

    이번 시승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정숙성이었다. 필랑트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을 기본 적용해 실내 소음을 줄였다. 실제로 시속 100km 안팎으로 달릴 때도 엔진 소음이나 노면 소음이 크게 들어오지 않았다. 특히 전기 모드로 주행하는 구간에서는 차가 매우 조용하게 움직인다. 장거리 이동 시 피로도를 줄여주는 요소다.

    르노의 '프리미엄 도전'

    필랑트는 르노코리아가 그동안 국내에서 보여준 차량들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단순히 실용성을 강조하는 모델이라기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강하게 느껴진다. 경주 일대를 150km 정도 달려본 결과, 이 차는 강한 퍼포먼스보다는 편안함과 정숙성, 그리고 여유로운 주행 감각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었다. 프리미엄 크로스오버 시장에서 르노코리아가 어떤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 필랑트가 그 시험대에 올라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