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넘어 '월드모델' 투자 … 미래 제조 승부수 띄워
  • ▲ ⓒ두산
    ▲ ⓒ두산
    두산이 차세대 인공지능 기술 선점을 위한 투자에 나섰다. 생성형 AI(인공지능)를 넘어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피지컬 AI’가 차세대 산업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두산은 얀 르쿤 뉴욕대 교수가 설립한 AMI에 580만유로를 투자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두산이 미래 제조와 로보틱스, 산업 자동화에 적용될 차세대 AI 기술을 선제적으로 점검하는 행보로 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글로벌 벤처캐피털 SBVA가 조성한 해외 프로젝트펀드에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해 AMI에 580만유로를 투자한다. 이 가운데 ㈜두산이 380만유로, 두산인베스트먼트가 200만유로를 각각 부담한다. 이번 투자는 SBVA가 집행한 약3000만유로 규모의 AMI 시드 투자 라운드의 일부다.

    AMI는 메타 최고AI과학자로도 알려진 얀 르쿤이 설립한 글로벌 프론티어 랩이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그레이크로프트 파트너스, 캐세이 이노베이션, 히로 캐피털 등 글로벌 기관투자자와 엔비디아가 참여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도 자금을 보탠 것으로 전해졌다.

    AMI가 내세우는 핵심은 자기지도학습과 JEPA를 기반으로 한 ‘월드모델’ 개발이다. 월드모델은 현실 세계의 구조와 물리적 맥락을 학습해 미래 상황을 예측하고 판단하는 형태의 AI 모델을 뜻한다. AMI는 이를 통해 AI가 인간처럼 세상을 이해하고 추론하는 ‘실천적 지능’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이는 최근 AI 산업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대규모언어모델과 비전언어모델이 텍스트와 이미지 이해에 강점을 보여왔지만, 제조·로보틱스·자율 시스템 같은 물리 기반 산업에서는 공간과 움직임, 인과관계까지 함께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업계가 월드모델을 피지컬 AI의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로 주목하는 이유다.

    두산의 이번 투자가 눈길을 끄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산은 발전, 건설기계, 로봇, 첨단소재 등 실물 산업과 맞닿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피지컬 AI가 제조 현장, 산업용 로봇, 설비 예지보전, 자율 운영 시스템 등으로 확산할 경우 두산 계열 사업과 맞물릴 수 있는 접점도 적지 않다.

    이번 투자는 재무적 목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SBVA는 AMI와 아시아 산업 생태계를 잇는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맡아 대기업 네트워크를 통한 기술 실증과 스타트업 협업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두산 역시 단순 LP를 넘어 향후 기술 검증과 산업 적용 논의에 참여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BVA는 이번 펀드에 쿠팡, 두산 등 국내외 주요 기업과 기관이 LP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차세대 AI 아키텍처의 산업 확장 가능성을 겨냥해 자금과 산업 수요를 함께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