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입주금 1만원·전액대출 가능" 상식 밖 분양매물 여전정부 '특별단속·수사의뢰'에도 포털 상단엔 미끼매물 기승"플랫폼 책임 강화 검토"…상시점검·검증 의무 확대 필요
  • ▲ 네이버에 신축빌라와 빌라분양을 검색하면 수십 개의 분양 사이트가 나온다. 사이트에 올라온 미끼매물들.ⓒ사이트 홈페이지 캡처
    ▲ 네이버에 신축빌라와 빌라분양을 검색하면 수십 개의 분양 사이트가 나온다. 사이트에 올라온 미끼매물들.ⓒ사이트 홈페이지 캡처
    국토교통부의 특별단속과 경찰 수사 의뢰에도 불구하고 대형 포털사이트에서는 여전히 빌라 미끼매물 사이트가 활개를 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서 상식 밖의 분양가와 대출 조건을 앞세운 미끼매물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가운데 정부도 분양 광고의 법적 사각지대와 사후 단속 한계를 언급하면서 플랫폼 책임 강화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19일 빌라 분양 광고 사이트들을 확인한 결과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매물은 33평형, 방 3개·욕실 2개 조건에 매매가 2억7400만원, 융자금 2억3900만원, 실입주금 3500만원으로 소개됐다. 

    같은 업체의 강서구 등촌동 매물 역시 32평형 기준 매매가 2억5500만원, 융자금 2억1000만원, 실입주금 4500만원으로 광고하고 있었다. 홈페이지 화면에는 "허위매물 제로", "중개수수료 제로", "계약성사율 1위" 같은 문구도 써넣어 안심하도록 유도했다.

    다른 분양 사이트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확인됐다.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의 한 매물은 135㎡(41평) 규모에 분양가와 융자금이 각각 1억5300만원으로 동일하게 적혔고 실입주금은 1만원으로 표시됐다. '전액대출 가능'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서울 광진구 중곡동과 구의동 매물도 각각 33평형 방 3개·욕실 2개 조건에 분양가 1억9900만원, 2억500만원 수준으로 제시됐고 실입주금은 4500만~6000만원으로 안내됐다. 강서구 화곡동과 마곡동 매물 역시 30평대 신축 빌라를 1억~2억원대 초반, 실입주금 2000만~4000만원 수준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런 광고 문구가 실제 시장 가격이나 대출 규제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점이다. 특히 '실입주금 1만원'이나 '전액대출 가능' 같은 문구는 자금 여력이 부족한 청년·서민 실수요자를 강하게 자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로는 소비자를 끌어들인 뒤 다른 지역이나 다른 조건의 매물로 유도하는 사례가 반복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국토부는 전세사기 대책의 일환으로 2023년 1월25일부터 6월30일까지 분양대행사 등의 불법 온라인 광고와 전세사기 의심매물에 대한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했고 같은 해 6월 발표한 범정부 특별단속 결과에서 미끼매물 관련 게시자 48명을 수사의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도 현행 제도의 한계를 인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가 이 부분이 일반적인 공인중개사들이 올리는 '중개 대상물' 광고가 아닌 '분양 광고'라는 점"이라며 "중개 광고는 부동산거래신고법으로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는데 분양대행사가 직접 올리는 광고들은 법적 근거가 조금 다르고 사각지대가 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핵심은 이 같은 광고가 단순히 사후 차단만으로는 막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이 관계자는 "업체들이 제목을 계속 바꾸거나 아이디를 바꿔가면서 올리는 '게릴라식' 광고를 저희가 일일이 사후에 차단하는 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좀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단속과 수사 의뢰 이후에도 유사 광고가 반복되는 상황에 대해 정부는 현행 대응 체계상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포털 플랫폼의 책임 강화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자율 규제나 협조 요청 위주였다면 앞으로는 플랫폼 사업자가 분양 광고의 진위 여부를 사전에 검증하지 않거나 허위 광고를 방치할 경우에 법적인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랑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광고 검증 의무를 법제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지자체와의 합동 점검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자체랑 합동으로 현장 점검도 더 강화할 것"이라며 "특히 청년들이나 서민들, 이런 주거 약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악질적인 미끼 매물은 끝까지 추적해서 수사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런 미끼매물이 단순 과장 광고를 넘어 실수요자를 현장으로 끌어낸 뒤 다른 계약으로 유도하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빌라 허위·미끼매물은 낮은 실입주금과 과도한 대출 가능성을 내세워 수요자를 끌어들인 뒤 실제 상담 과정에서는 전혀 다른 조건의 매물로 돌리는 전형적인 낚시 구조"라며 "정보 비대칭이 큰 빌라 시장일수록 플랫폼의 사전 검증과 상시 모니터링이 훨씬 더 강하게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허위·미끼매물 문제를 끊으려면 일회성 특별단속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광고 게시 이후 신고가 들어오면 조치하는 사후 방식에서 벗어나 포털 단계에서부터 실매물 여부와 가격, 면적, 대출 조건의 적정성을 걸러내는 상시 점검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과 서민의 주거 불안을 파고드는 빌라 미끼매물이 여전히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현실은 정부 단속의 공백과 플랫폼 책임 부재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