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회장 단독대표체제 3년 실적 부진 흐름 겹쳐원가-판관비-R&D 줄여 '반쪽짜리' 흑자전환 달성재고 증가-유동성 취약-운전자금 부담 등 리스크 여전캐시카우 둔화 속 신약 성과 지연 … 주주 판단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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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회장. ⓒ일동제약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의 재임 여부가 결정된다. 오너 3세인 데다 1월 승진한 만큼 연임은 기정사실이지만, 최근 실적을 둘러싼 평가는 단순하지 않다. 매출 감소와 연구개발(R&D) 축소 속에 이뤄진 흑자전환이 '성장'이 아닌 '비용 중심 개선'이라는 점에서 경영성과에 대한 검증 요구가 커지고 있다.20일 주총 소집공고를 보면 윤웅섭 회장의 임기는 이번 회기까지다. 이번 주총은 단순한 재선임 절차를 넘어 단독대표체제 이후 경영전략의 성과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앞서 2016년 기업분할 이후 윤 회장은 줄곧 대표직을 수행해왔다. 다만 박대창 전 부사장(2016~2018년), 서진석 전 사장(2019~2022년) 등 전문경영인이 참여하는 공동경영구조였다.문제는 최근 3년간의 적자와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시기가 윤 회장의 단독대표체제와 겹친다는 점이다.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일동제약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5669억원으로, 전년 6149억원에 비해 7.80%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31억원에서 194억원으로 48.4% 증가했고, 순이익은 -124억원에서 23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외형은 줄고 이익은 늘었다. 영업이익이 △2023년 –539억원 △2024년 흑자전환 △2025년 수익성 신장까지 이어진 점은 분명한 회복 신호다. 영업이익률도 2023년 –8.97%에서 지난해 3.43%로 개선됐다.그러나 실적의 '질'은 다르게 읽힌다. 매출 감소에서 이익이 늘어난 것은 판매 확대가 아니라 비용 통제의 결과다.실제 매출원가는 8.99% 감소해 매출 감소폭보다 더 크게 줄었고, 원가율도 62.0%에서 61.2%로 낮아졌다. 판관비 역시 5.39%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비용구조가 압축됐다.핵심은 연구개발비 축소다. 연구개발비는 윤 회장 단독체제 이전인 2022년 1098억원에 달했지만, 이후 △2023년 950억원(-13.5%) △2024년 462억원(-51.3%) △2025년 355억원(-23.0%) 순으로 줄었다. 3년새 67.6%가 줄었으며 매출 대비 비중도 17.2%에서 6.27%로 쪼그라들었다.이 같은 변화는 사업 재편과 맞물린다. 일동제약은 R&D 조직을 '유노비아'로 분할하고 일부 사업을 이관했으며 비핵심 자산을 정리했다. 바이엘코리아와의 코프로모션 종료도 외형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윤 회장 단독체제 이후 비용구조 조정과 연구개발전략 변화가 동시에 진행됐다는 점에서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결과적으로 현재 실적 구조는 '덜 벌고 더 남기는' 형태로 바뀌었다. 비용 효율화로 손익은 개선됐지만, 그 과정에서 성장 기반까지 함께 줄어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외형 둔화는 세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별도 기준 매출은 6110억원에서 5596억원으로 8.41% 감소했고, 주요 품목 성장도 둔화했다. 기존 캐시카우의 탄력이 약해진 것이다.전문의약품(ETC) 매출은 3139억원으로 전년 3307억원에 비해 5.08% 감소했다. 피레스파, 넥시움, 모티리톤, 콤비글라이즈 등 주요 품목 매출이 전반적으로 줄어들면서 주력 ETC 제품군의 성장세가 둔화했다.일반의약품(OTC)의 경우 2024년 2240억원에서 지난해 2127억원으로 5.04% 하락했다. 종합비타민과 드레싱 제품군은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프로바이오틱스와 GSK 제품군 매출이 크게 감소하며 전체 실적에 영향을 줬다. -
- ▲ 서울 서초구 소재 일동제약그룹 본사. ⓒ일동제약
재무안정성도 여전히 취약하다. 유동부채가 16.3% 줄었지만, 유동자산이 10.1% 줄어들면서 유동비율은 96.1%로 100%를 밑돌았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도 10.2% 감소하며 절대 규모가 줄었다. 단기지급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운전자금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재고자산은 14.3% 증가해 1000억원을 넘어서며 분할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출 감소 국면에서 재고가 늘어난 점은 수요 둔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잠재 리스크로 꼽힌다.매출채권 비율 역시 7.22%에서 8.26%로 상승했다. 아직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외형 축소 국면에서 나타난 변화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회사 측은 이번 실적을 구조 개선의 결과로 보고 있다. 일동제약 측은 "사업 재편과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며 "비만치료제와 P-CAB 계열 신약을 중심으로 중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R&D는 효율 중심으로 재편된 것일 뿐 축소로 보기 어렵다"며 "핵심 파이프라인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라고 부연했다.결국 시장의 시선은 다시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향한다. 비용 절감만으로는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주력 품목의 매출 감소가 이어지면서 성장동력 다변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일동제약은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와 P-CAB 계열 '파도프라잔'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비만치료제는 임상 이후 기술이전 전략이 병행되고 있다.다만 아직은 '가능성' 단계다. 임상 성과와 기술이전 여부에 따라 기업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파도프라잔의 경우 상업화가 기대되지만, 이미 경쟁제품이 자리 잡은 시장이라는 점에서 점유율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을 '반쪽짜리 턴어라운드'로 평가한다.업계 한 관계자는 "비용 절감으로 적자를 벗어난 것은 의미 있지만, 매출과 R&D가 동시에 줄어든 점은 분명한 구조적 리스크"라며 "지금은 성장이라기보다 방어 국면에 가깝다"고 말했다.이어 "사업을 줄여 만든 흑자는 지속성이 검증돼야 한다"며 "신약 성과가 없으면 다시 성장궤도로 올라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금융투자업계 역시 비슷한 시각이다. 한 제약·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는 "유동성과 재고 지표가 동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비용 통제로 만든 흑자인 만큼 구조적 개선으로 보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그러면서 "결국 성장스토리를 다시 만들어야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