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선 등락 … 17년 만에 최고 수준 가격 경쟁력 약화에 내국인 수요 위축 우려기준환율 1450원대로 상향 … 고환율 장기화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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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달러 환율 ⓒ뉴데일리DB
원·달러 환율이 전날 장중 1500원선을 돌파하며 1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1500원선 부근에서 등락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전쟁 여파까지 겹치면서 면세업계의 수익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연초 환율을 1460~1470원 수준으로 가정해 사업 계획을 수립했지만 예상치를 웃도는 환율 변동성이 이어지며 실적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6.4원 내린 1490.9원에 출발했다. 다만 최근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일 1501.0원을 기록하는 등 3거래일 연속 1500원을 웃돌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날 장 초반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500원에 근접한 고환율 구간이 유지되면서 업계에서는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지고 있다.
면세업은 환율에 민감한 구조다. 상품을 달러로 매입하는 반면 판매는 원화 기준으로 이뤄져 환율이 오르면 매입 원가가 즉각 상승한다. 이에 따라 면세품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일부 품목은 백화점 할인 상품보다 가격이 높아지는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는 단기적으로 마진 조정을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환율 상승이 지속될 경우 가격 경쟁력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여행 수요 회복에 힘입어 면세업계는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왔다. 호텔신라의 면세(TR) 사업부문은 지난해 연간 매출 3조3818억원, 영업손실 47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적자 폭을 크게 줄이며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매출 2조30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9%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74억원으로 적자 폭을 축소했다. 현대디에프는 연간 영업이익 2억원을 기록하며 사업 개시 이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실적 발표를 앞둔 롯데면세점의 경우 3분기 누계 기준 매출 2조295억원, 영업이익 401억원을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올해 들어 내국인 수요를 중심으로 회복 흐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였다. 면세업계는 1~2월 환율이 1400원대 초중반에서 움직이던 당시 환율 보상 프로모션과 할인 혜택을 확대하며 수요 확보에 나섰고 주요 사업자들의 내국인 매출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
- ▲ 인천공항 면세구역 ⓒ뉴데일리DB
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며 업계 환경은 다시 악화되는 흐름이다. 환율 급등으로 내국인 구매 심리가 위축된 데다 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비 부담과 공급망 불안 가능성까지 커지고 있다.
특히 달러 결제 기반의 직매입 비중이 높은 구조상 환율 상승은 매입 원가 부담으로 직결돼 수익성 압박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호텔신라의 2025년 말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환율이 5% 변동할 경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익이 약 19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환율 변동이 실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현대디에프 역시 외화 결제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로 환율 변동에 따른 비용 부담이 손익에 반영되는 구조로 분석된다.지난해 사업보고서가 아직 공시되지 않은 롯데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롯데는 2024년 말 기준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약 685억원의 세전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했다.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다"며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면세업계 전반의 회복 속도가 다시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한편 면세업계는 기준환율 인상을 통해 가격 정책 조정에 나섰다. 신라면세점은 국내 브랜드 기준환율을 기존 1400원에서 1450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오는 25일부터 적용한다. 롯데면세점도 이날부터 기준환율을 1450원대로 인상한다. 기준환율을 1450원까지 올린 것은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고환율 환경이 본격 반영되는 신호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