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026년 HBM매출 41.2조 전망 … 엔비디아 주도권으로 선두 수성삼성전자는 HBM4 조기 참전 기대 … HBM매출 24조원으로 추격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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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인공지능) 메모리 시장의 승부가 결국 HBM(고대역폭메모리)에서 갈리고 있다. 이번 슈퍼사이클은 과거처럼 범용 D램 가격 반등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엔비디아 공급망 안에서 누가 더 많은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누가 더 높은 인증 신뢰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실적과 점유율, 시장 주도권이 갈리는 구조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SK하이닉스가 선두를 굳히는 흐름이지만 삼성전자도 HBM4를 앞세워 반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2026년 HBM 시장 규모를 581억달러, 메모리반도체 시장 전체 규모를 5632억달러로 각각 전망했다.

    또 2025년 HBM 시장 점유율을 SK하이닉스는 61%, 마이크론 22%, 삼성전자 18%로 추정했고, 2026년에도 SK하이닉스가 매출 기준 점유율 50%를 유지하며 1위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의 2026년 HBM 매출 전망치는 41조2000억원, 출하량은 192억Gb(기가바이트)다. 반면 삼성전자는 2026년 HBM 매출 24조원, 출하량 112억Gb, 매출 기준 점유율 29%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HBM이 더 이상 D램의 한 제품군이 아니라 실적과 수익성의 중심축으로 올라섰다는 의미다. 

    ◇엔비디아 공급망서 먼저 벌어진 격차

    승부가 갈린 곳은 엔비디아 공급망이다. 30일 대신증권은 2026년 엔비디아 HBM3E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물량 기준 점유율 71%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HBM4에서도 SK하이닉스 55%, 삼성전자 28%, 마이크론 17% 구도를 제시했다. HBM3E까지는 SK하이닉스의 독주가 뚜렷했고, HBM4부터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추격에 나서는 그림이라는 뜻이다. 결국 엔비디아 공급망에 누가 더 빨리 들어갔고, 그 안에서 누가 더 깊게 자리 잡았는지가 이번 경쟁의 1차 분기점이 됐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선두 지위가 당장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삼성전자의 HBM4 조기 진입으로 경쟁 강도는 높아지겠지만, 고객사 내 1등 지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엔비디아 내 물량 기준 점유율이 2025년 72%에서 2026년 63%로 낮아질 수는 있어도, 여전히 가장 강한 파트너십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의 승부수는 HBM4

    삼성전자의 반격 포인트는 HBM4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2026년 HBM 매출이 전년 대비 189% 증가한 2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출하량도 전년 대비 143% 늘어난 112억Gb로 전망했다. 절대 규모에서는 SK하이닉스에 못 미치지만, 성장률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의 추격 속도는 훨씬 가파른 셈이다. 업계가 HBM4를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반격 구간으로 보는 배경이다. 

    관건은 조기 진입이 실제 양산과 고객 확대까지 이어지느냐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HBM3E 때와 달리 HBM4에서는 초기에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구동 속도 측면에서 긍정적 피드백을 받고 있고, 주요 고객사 인증도 순항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류형근 연구원은 "HBM4 출하가 2026년 2분기부터 본격화하고, 3분기에는 HBM3E와의 크로스오버가 나타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이 구간에서 존재감을 확보하면 HBM3E에서 벌어진 격차를 줄일 수 있지만, 반대로 여기서도 인증과 양산이 지연될 경우 선두와의 간격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슈퍼사이클의 본질은 가격보다 구조 변화

    이번 호황이 과거와 다른 이유는 가격만 오른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대신증권은 2026년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157% 성장하고, 서버 중심의 실수요 폭증과 공급의 제한적 성장으로 수요-공급 괴리율이 역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2026년 1분기 범용 D램과 낸드 ASP(평균판매가격)는 각각 전분기 대비 80%, 47% 상승하고, 범용 D램 ASP는 다시 Gb당 1달러선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결국 HBM이 D램 전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AI추론 확산이 eSSD를 중심으로 낸드 수요까지 밀어 올리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뜻이다.

    거래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고객들은 연간 단위를 넘어 3~5년 장기공급계약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공급 부족 국면에서 가격 급등 위험을 줄이는 대신 물량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역시 2027년~2028년까지 장기공급계약 체결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메모리 산업이 분기 시황 장사에서 계약 산업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슈퍼사이클의 향방은 단순히 HBM가격이 얼마나 더 오르느냐보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공급망 선두를 얼마나 오래 지킬 수 있는지, 삼성전자가 HBM4를 계기로 인증과 양산의 벽을 얼마나 빨리 넘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중국 증설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메모리 판도는 더 민감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