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기대감 선반영 평가되며 반토막, 사측 법적 대응나서연구역량 미흡·불성실공시 전력, 간담회서 신뢰회복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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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천당제약
    코스닥 시장의 '황제주'로 군림하며 시가총액 1위까지 거머쥐었던 삼천당제약이 신뢰 위기에 직면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은 지난 2일 전일 대비 18.15% 내린 60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 때 주가가 120만원대까지 오른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것.

    안약 전문회사였던 삼천당제약이 연초 대비 주가가 4배 가까이 폭등한 것은 경구용 인슐린과 비만 치료제 개발 기대감 때문이었다. 삼천당제약은 지난달 25일 종가 기준 111만5000원을 기록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와 ‘황제주’에 등극했다.

    주가 하락의 시작은 대규모 기술 수출 계약 공시였다. 삼천당제약은 지난달 30일 미국 파트너사와 1억 달러 규모의 경구용 당뇨·비만치료제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10년간 15조 원 규모의 매출 전망과 순이익 90% 수령이라는 조건이 붙었으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거액의 선급금을 받는 '기술 이전'이 아닌, 상업화 성공 시 수익을 배분받는 구조라는 점이 드러나자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이다. 특히 계약 발표 직전 전인석 대표가 증여세 납부 등을 이유로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처분하겠다고 밝힌 점이 '고점 신호'로 해석되며 하락세에 기름을 부었다. 이 과정에서 과거 신풍제약의 사례처럼 대주주가 주가 급등기에 지분을 매각하고 임상에 실패했던 기억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소환됐다.

    주가가 연일 하한가 근처를 맴돌자 삼천당제약은 이례적으로 강경 대응 카드를 꺼내 들었다. 회사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한 개인 블로거와 "추가 임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신중론을 펼친 iM증권 애널리스트와 해당 증권사를 상대로 민·형사상 법적 조치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이번 주가 급락이 기업 가치 훼손이 아닌 “악성 루머와 결탁한 공매도 세력의 인위적인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증권사 차원의 조직적 개입 여부까지 추적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전문가의 분석 영역인 증권사 리포트까지 고소 대상으로 삼는 것은 투자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과잉 대응이라는 반발이 거세다.

    법적 대응에도 불구하고 삼천당제약의 연구역량에 대한 의구심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전체 직원 426명 중 R&D 인력은 35명에 불과하며, 그중 박사급 인력은 단 1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40조원 규모의 글로벌 인슐린 시장을 뒤흔들 고난도 '경구용 신약'을 개발하기에는 연구 기반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행적도 신뢰도를 갉아먹는 요소다. 2021년부터 ‘먹는 인슐린 2000억 투자 유치' 등 호재성 보도 이후 미확정 공시를 20여 차례 반복하다 결국 무산됐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삼천당제약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한 것도 이러한 시장의 불신을 부추기는 계기가 됐다.

    삼천당제약은 오는 6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경영진은 핵심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향후 성장 전략 등 경영 청사진을 상세히 공개하며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간담회를 통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