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매출 비중 30% 돌파 … 화장품 해외 성장 가속화양대 DDS 기술 '마이크로스피어·리포좀' 경쟁력 부각전립선암 치료제 로렐린데포주 등 DDS 상업화 경험 축적
  • ▲ 동국제약 본사 전경. ⓒ동국제약
    ▲ 동국제약 본사 전경. ⓒ동국제약
    동국제약이 지난해 헬스케어 사업을 기반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의약품 중심의 제약사에서 벗어나 뷰티, 건강기능식품 등을 아우르는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최근엔 약물전달시스템(DDS)을 기반으로 한 기술 경쟁력이 부각되며 플랫폼 기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92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4.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66억원으로 20.1% 성장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5년 이후 매출 연평균성장률(CAGR)은 13.6%에 달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호실적의 중심에는 헬스케어 사업이 있다. 동국제약은 화장품·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지난해 헬스케어 매출은 31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5.6%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를 웃돌며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센텔리안24는 일반의약품 '마데카솔'에 함유된 병풀 유래 성분 '테카(TECA)'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다. 이를 통해 마데카솔로 확보한 인지도와 신뢰도를 화장품으로 확장했다. 대표 제품 '마데카크림'은 누적 판매량 8700만개를 돌파하며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센텔리안24는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돈키호테 등 오프라인 매장 입점을 추진 중이다. 

    회사의 화장품 수출액은 2024년 163억원에서 지난해 300억원으로 약 2배 증가했다. 올해는 1000억원 돌파 가능성도 거론된다.

    ◆DDS(약물전달시스템) 기술 부각 … 장기지속형 플랫폼으로 확장

    동국제약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추진한 헬스케어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개발하고 있는 DDS(약물전달시스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동국제약은 DDS를 단순한 연구개발이 아닌 미래 성장을 이끌 핵심 플랫폼으로 보고 집중적인 육성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제네릭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투약 편의성과 치료 효과를 동시에 개선하는 고부가가치 제형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장기지속형 제형은 복약 순응도를 높이고 약효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임상적·사업적 가치가 모두 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의 배경에는 축적된 기술력이 있다. 동국제약은 1990년대부터 DDS에 투자해왔다. 지난 1999년에는 마이크로스피어 기반 장기지속형 치료제 '로렐린데포주'를 상업화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연구보다 대량 생산 과정에서의 품질 균일성과 공정 재현성이 핵심인데 동국제약은 연구부터 파일럿, 상업 생산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상업화 경험을 쌓아왔다.

    이는 경쟁사와의 차별점으로 꼽힌다. 회사 측은 "장기지속형 DDS를 개발하는 기업은 많지만 실제 상업화까지 경험한 기업은 제한적"이라며 "공정 제어와 입자 균일화 기술을 기반으로 재현성과 스케일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동국제약은 마이크로스피어와 리포좀을 양대 DDS 플랫폼으로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스피어는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약물을 지속 방출해 투여 간격을 크게 줄이는 기술이며, 리포좀은 약물의 독성을 낮추고 특정 조직으로 약물을 표적 전달해 치료 효율을 높이는 데 강점이 있다. 두 플랫폼은 각각 '지속성'과 '정밀성'이라는 차별화된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장기지속형 제형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전립선암·자궁내막증·성조숙증 치료제 '로렐린데포주' 3개월 제형에 대한 임상 3상을 완료하고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1개월 제형 대비 투여 주기를 늘려 환자 편의성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비만치료제 성분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를 활용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도 추진 중이다.

    다만 R&D 투자 규모는 29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또 지난해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은 3.8%로 주요 제약사 대비 낮은 수준이다. 회사는 DDS 기반 개량신약 전략을 통해 투자 효율성과 상업화 속도를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는 동국제약의 사업 구조가 '의약품-헬스케어-DDS'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의약품 사업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사업이 외형 성장을 이끌고 DDS 기술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로스피어 기술은 이미 펩트론, 인벤티지랩, 지투지바이오 등을 통해 시장에 그 가능성이 알려져 있다"라며 "동국제약은 이 기술을 로렐린류(호르몬 치료제)에 적용하고 있으며, 글로벌 대형 제약사(빅파마)들과의 기술 협약을 도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홍식 LS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로스피어 플랫폼 제품은 로렐린데포(호르몬 치료제)로 이미 서방형 장기주사제 플랫폼 대량 생산이 진행됐기에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