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확대 예산 확보·이행강제 장치 규정 명문화·유통마진 혁신 등 요구
  • ▲ 서울의 한 대형마트 우유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 서울의 한 대형마트 우유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낙농가는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국산 우유 자급률 향상과 농가 소득 보장이라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농가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제도 안전장치 복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14일 성명을 통해 "2023년부터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시행하고 2024년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대책을 통해 '원유 생산량 200만톤(t)'을 정책 목표로 제시했지만 실상은 제도가 낙농가를 압박하는 도구로 변질됐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정부가 제도 개편 당시 약속한 ▲가공용 원유 물량 확대(10만t →20만t)를 위한 예산 증액 ▲집유주체 총량제 도입 ▲유업체의 제도 이행 강제 등이 이행되지 않아, 11.5%의 쿼터 축소와 소득 감소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유업체들이 대체 음료 사업 전환과 수입 유가공품 대체 확대, 제도 물량 기준을 위반한 임의적 물량 감축까지 나서면서 낙농가들의 경영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협회는 낙농가들이 생산비 폭등과 물량 감축의 이중고에 직면했다는 입장이다. 제도 시행 이후 생산비는 리터당 175원 상승했지만 원유가격에는 그 절반 수준인 리터당 88원만 반영됐으며, 전체 농가의 41%에 달하는 50두 미만의 소규모 농가는 리터당 232원에 달하는 생산비 증가액 가운데 38%만 보전받는 데 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물량 감축과 가격 억제가 병행되는 현 방식은 농가 생산비 부담을 가중시켜 실질소득을 급격히 악화시키는 불합리한 구조"라며 "생산비 폭등과 물량 감축, 수익성 악화, 낙농 기반 붕괴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는 국산 우유 자급률 하락을 넘어 국가 식량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낙농가들의 금융 부담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2024년 기준 젖소 두당 차입자본액은 2021년 대비 36.6% 늘어났고 차입금 이자도 66.1% 급증했다. 또 최근 5년간(2021~2025년) 전국 낙농가의 12.2%가 폐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협회는 국내 우유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비대해진 유통 단계를 지목했다. 지난 20년(2004~2024년) 동안 우유 소비자가격은 리터당 1706원 상승해, 같은 기간 원유가격 상승분(리터당 567원)의 3배에 달했다는 설명이다. 또 국내 우유 유통 마진률은 약 35% 수준으로 일본(17%)의 2배, 미국(9%)의 3배에 달한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협회는 ▲가공용 원유 20만t 물량 확대를 위한 예산 확보 및 농가 소득 안전망 구축 ▲유업체 물량 이행 강제 장치 규정 명문화 ▲고령·소규모 농가 대상 폐업 보상 등 출구전략 마련 ▲우유 유통마진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협회는 "식량 안보는 국가 안보의 핵심이며 한 번 무너진 낙농 기반은 결코 복구할 수 없다"며 "정부는 '국가 책임농정' 국정 기조에 걸맞게 정책 약속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