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기·혈액종양내과 협진 연구, '클론성 조혈증' 심부전 위험 4.5배↑트라스투주맙 투여 전 고위험군 선별 '맞춤형 심장 관리' 가능성
  • ▲ (좌측부터)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고영일 교수·순환기내과 박준빈 교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찬순 교수. ⓒ서울대병원
    ▲ (좌측부터)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고영일 교수·순환기내과 박준빈 교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찬순 교수. ⓒ서울대병원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의 필수 약제인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을 투여하기 전 환자의 심장 독성 발생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적 지표가 제시됐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클론성 조혈증이 있는 환자는 치료 후 심부전 발생 위험이 최대 4.5배까지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박준빈·혈액종양내과 고영일 교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찬순 교수 공동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와 서울대병원 코호트, 동물실험을 망라한 다층 분석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클론성 조혈증은 혈액줄기세포에 후천적 변이가 생겨 특정 혈액세포가 증식한 상태다. 그간 심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로만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항암 치료 부작용인 심독성과의 상관관계가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영국 바이오뱅크 환자 1만5729명을 분석한 결과, 클론성 조혈증이 있는 환자가 트라스투주맙을 투여받았을 때의 심부전 발생 위험비(sHR)는 4.57에 달했다. 서울대병원 환자 45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도 클론성 조혈증 양성군의 2년 누적 심독성 발생률은 약 15~20%로, 음성군(5~11%)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동물 모델 실험에서도 유전자(Tet2) 결손 시 트라스투주맙 투여 후 좌심실 박출률(LVEF)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이 확인되며 인과관계가 뒷받침됐다.

    박준빈 교수는 "그간 트라스투주맙 투여 전 심독성 고위험군을 가려낼 지표가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는 치료 초기 클론성 조혈증 평가를 통해 환자 맞춤형 심장 모니터링과 예방 전략을 세우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JAMA 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