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공업부, 6.6조·현지화 조건 내걸어타밀나두 중심 공급망 확충 대규모 투자 속도李대통령 순방 계기 투자 확대 가시화 가능성
  •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기아 인도 아난타푸르공장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는 모습.ⓒ현대차그룹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기아 인도 아난타푸르공장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는 모습.ⓒ현대차그룹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 순방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면서 현대차의 인도 전동화 투자 확대 여부에 시선이 모인다. 인도 정부가 전기차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순방을 계기로 현대차가 ‘인도판 EV 클러스터’ 참여로 보폭을 넓힐지 주목된다.

    20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9일 인도 순방에 나섰다. 정 회장을 포함한 인도 일정 경제사절단은 약 200명 규모로 삼성·현대차·LG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포함됐다. 양국 기업인들이 함께하는 경제 라운드테이블, 정부·기업인 면담, 업무협약 체결 일정도 예정되어 있다. 

    인도 중공업부는 2024년 3월 전기승용차 제조 촉진책으로 최소 4150억루피 투자(약 6조6026억원)와 3년 내 현지 부가가치 25%, 5년 내 50% 달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기준 충족 시 5년 간 일정 물량의 전기차 완성차를 15% 관세로 들여올 수 있게 했다. 2025년 10월까지 신청을 받았지만 상당 기간 신청 기업이 나오지 않으면서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인도 입장에서는 글로벌 완성차의 대규모 투자 결단이 필요한 셈이다.

    그 중 타밀나두는 인도 전기차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손꼽힌다. 주정부 산하 산업단지 개발 공기업인 SIPCOT은 약 300에이커 규모 전기차 전용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해당 단지는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배터리·전자 기업을 함께 유치하는 클러스터로 인프라를 선구축해 기업이 바로 생산에 들어갈 수 있는 ‘플러그앤플레이’ 방식을 도입했다. 최근에는 인력 양성, 스타트업 지원, 주거 인프라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클러스터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타밀나두주와 2023년 약 2000억루피(약 3조원) 규모 투자 협약을 맺고 생산능력 확대와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해당 투자는 기존 첸나이 공장을 중심으로 전동화 생산과 부품 현지화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올해 1월에는 공장 내 연산 7만5000개 규모 배터리팩 조립공장을 가동했고, 첫 적용 차종으로 현지 생산 전기차 ‘크레타 일렉트릭’을 투입했다.

    현대차의 첸나이 배터리팩 공장은 194곳이 넘는 협력사와 1238개 이상 부품의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80%대 초반인 현지화율을 2030년 90% 이상으로 높이고, 배터리셀, 배터리팩, 드라이브트레인 같은 EV 핵심 부품의 현지 조달을 확대하려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케피코 등 핵심 전장·부품 계열사들도 이미 인도 현지 생산과 공급망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완성차 생산과 함께 배터리팩, 전력전자, 전장 부품까지 현지 조달 체계를 확대하는 중 이다. 향후 추가 투자 여부에 따라 연구개발과 부품 조달, 수출 기능이 결합된 현대차그룹의 전략 거점으로 확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지난해 현대차는 2030 회계연도까지 4조5000억루피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인도를 현대차의 글로벌 2위 지역이자 핵심 수출 허브로 키우겠다고 했다. 해당 투자금의 60% 이상은 연구개발에 배정되며, 나머지는 생산능력 확충과 공장 고도화에 투입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26종을 출시하고, 2027년에는 인도 현지 생산 전용 전기 SUV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번 순방을 계기로 투자 확대와 공급망 협력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현대차가 인도를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거점으로 키우려는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인도 정부의 높은 현지화 조건과 정책 변동성, 아직 초기 단계인 전기차 시장 등을 고려하면 대규모 투자에 따른 수익성 확보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공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