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니온제약 인수 … 생산능력 확대 본격화콘테라파마 중심 R&D 재편 … 신약 개발 축 강화실적 개선에도 투자 부담 상존 … 전략 균형 시험대21일 1분기 실적 발표 … "성장 질-지속성 검증 필요"
  • ▲ 서울 동작구 소재 부광약품 본사. ⓒ부광약품
    ▲ 서울 동작구 소재 부광약품 본사. ⓒ부광약품
    부광약품이 생산능력 확대와 신약 파이프라인 재편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성장전략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유니온제약 인수 클로징을 앞둔 가운데 제조경쟁력 확보와 '콘테라파마' 중심 연구개발 축이 맞물리면서 '외형 성장+신약 개발' 투트랙 구조를 본격화하는 흐름이다.

    다만 사상 최대 실적과 흑자전환에도 유동부채 급증과 연구개발비 축소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성장전략의 질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 변화를 단순 '확장'이 아닌 '검증 국면 진입'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21일 예정된 기업설명회(IR)는 1분기 실적과 함께 연구개발 현황을 동시에 확인하는 자리로, 전략의 실효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이 추진 중인 한국유니온제약 인수는 현재 회생절차를 거치면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법원 절차 지연 등 변수로 일정이 다소 늦춰졌지만, 회사는 5월 말~6월 초 클로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폐지 여부 등 외부 변수에도 인수 의지를 유지하고 있으며 생산시설 확보라는 본질적 목적에도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인수는 단순 외형 확대보다는 생산 인프라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수 완료시 고형제 생산능력은 30%가량 확대되고 주사제 생산능력은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안산공장이 매출 1600억원 수준에서 생산 한계에 도달했던 만큼 외형 성장을 가로막던 병목을 해소하는 성격이 강하다.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인증을 갖춘 생산시설을 단기간 내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규 공장 건설 대비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인 선택으로 평가된다. 인수 이후에는 외부 위탁생산(CMO) 물량을 유니온제약으로 이전해 공장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기존사업에서는 실적 반등이 확인되고 있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007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16억원에서 8배 이상 급증한 141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124억원)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성장 중심에는 중추신경계(CNS)사업부가 있다. 해당 부문 매출은 전년대비 90% 이상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특히 항정신병 치료제 '라투다'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면서 성장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만성질환 치료제와 일반의약품 중심 포트폴리오에 CNS 품목이 더해지면서 수익구조 역시 다변화되는 흐름이다.

    그러나 재무구조에서는 상반된 신호가 감지된다.

    유동부채는 전년 353억원에서 1178억원으로 232% 급증하며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유동비율은 575%에서 257%로 급락했다. 절대적인 유동성은 유지되고 있지만, 인수와 투자 확장 과정에서 단기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차입금(795억원) 역시 3년 연속 증가하면서 10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연구개발 투자 흐름도 눈에 띄는 변화다. 연구개발비는 194억원으로, 전년 234억원에 비해 17.1%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 매출 대비 비중도 14.6%에서 9.66%로 하락하면서 10년 내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과거 15% 수준을 유지하던 투자 기조와 비교하면 전략적 우선순위가 조정된 모습이다. 생산 인프라 확보와 수익성 회복에 자원이 집중되면서 단기적으로 연구개발 투자 강도가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신약 파이프라인 축은 유지되고 있다. 덴마크 자회사 콘테라파마는 반복적인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이 99%까지 확대된 핵심 연구개발 자회사로, 글로벌 제약사 '룬드벡'과 RNA 기반 신약 개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100억원 규모의 선급금(Upfront)을 수령한 바 있으며 파킨슨병 치료제 'CP-012'의 경우 글로벌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다만 연구개발 비중이 구조적으로 낮아진 상황에서 해당 파이프라인이 중장기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추가적인 성과 입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가 흐름에서도 기대와 변동성이 동시에 나타났다. 부광약품은 3월30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단기간 급등락을 거치면서 시장 기대가 선반영된 모습이다. 이후 지정 해제와 재지정 예고(4월13일)가 이어지는 등 수급 변동성이 확대된 점도 현재 시장의 평가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부광약품의 현재 전략을 '확장'과 '효율화'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시험받는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외형 성장 기반은 확보했지만, 연구개발 축소와 재무 부담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성장의 질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니온제약 인수 이후 통합(PMI) 과정에서 가동률 확보와 비용관리에 실패할 경우 확장 전략이 오히려 재무 부담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관건은 '속도'가 이니라 '지속가능성'이다. 실적 반등과 외형 확장은 이미 확인된 만큼 향후 시장의 평가는 성장의 질과 재무안정성 그리고 신약 성과가 얼마나 균형 있게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부광약품은 실적 턴어라운드를 넘어 구조적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확인하는 단계에 있다"며 "생산 캐파 확대와 CNS 성장, 연구개발 성과가 동시에 입증돼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