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B 장비 시장 장악력에 마이크론·중국 OSAT로 고객 저변 확대메릴린치, 목표가 42만원 상향 … 용인·P5 본격 가동 효과 선반영2028년 실적 기준 재평가 … HBM 증설 수혜 기대 한층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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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반도체
    한미반도체를 둘러싼 시장 기대가 다시 커지고 있다. AI(인공지능)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후공정 핵심 장비 수요가 한 차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특히 SK하이닉스 용인 팹과 삼성전자 평택 P5 등 국내 신규 대형 공장이 2028년을 전후해 의미 있는 가동 구간에 들어설 것으로 관측되면서 한미반도체가 단기 수주 모멘텀을 넘어 한국 HBM 증설 사이클의 대표 장비주로 다시 평가받는 흐름이다.

    실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메릴린치는 24일 한미반도체 목표주가를 기존 30만원에서 42만원으로 상향했다. 한미반도체의 핵심 투자 포인트로 TCB(열압착 본딩)장비 분야의 시장 지배적 위치와 고객 다변화를 제시했다. TCB는 여러 반도체를 열과 압력으로 정밀하게 붙이는 장비로, HBM 같은 고성능 메모리 생산에 필요한 핵심 공정 장비다. 메릴린치는 기존 SK하이닉스 중심이던 고객 구조가 최근 마이크론과 중국 OSAT(반도체 후공정)로 넓어졌다고 봤고, 삼성전자 공급 가능성도 상방 요인으로 제시했다. 

    이번 평가의 핵심은 한미반도체를 2028년 실적 기준으로 다시 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메릴린치는 목표주가 42만원을 2028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에 주가수익비율(P/E) 47배를 적용해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2028년을 기준 연도로 잡은 이유는 그 시점에 용인 SK하이닉스 팹과 삼성전자 P5 등 한국 신규 대형 공장의 램프업 효과가 본격 반영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신규 셸 팹에 전공정 장비가 먼저 들어간 뒤, 2028년부터 TCB 주문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시장이 한미반도체를 당장 한두 분기 실적만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AI 서버 수요가 계속 늘고, 이에 맞춰 HBM과 DDR5 생산 설비가 더 필요해지면 후공정 장비 수요도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결국 한미반도체의 밸류에이션 기준이 현재 수주에서 한국 메가팹 시대의 본격 개화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미반도체의 강점은 단순히 반도체 장비 업체라는 점에 있지 않다. HBM 생산에 필요한 TCB 장비에서 이미 존재감을 키워놨다는 점이 핵심이다. 메릴린치는 한미반도체가 경쟁사보다 훨씬 큰 규모로 TCB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비 시장에서 이런 우위는 가격 협상력과 수주 안정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객 다변화 역시 같은 맥락이다. 특정 고객 투자 일정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리던 구조에서 벗어나 마이크론과 중국 OSAT 등으로 공급처가 넓어지면 매출의 안정성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메릴린치는 한미반도체의 영업이익률이 50% 후반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장비 판매가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높은 수익성까지 함께 유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