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5마력의 오프로더 모델, 안정적인 차체 제어가 만드는 반전 매력 온로드는 눌러 잡고, 오프로드는 풀어준다 … 6D 다이내믹스 기술 적용 차는 거칠게 움직이는데 몸은 편안하다 … 높은 서스펜션·시트 완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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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펜더 옥타 블랙.ⓒJLR코리아
거칠고 투박하게 험로를 뚫고 달리는 차. 디펜더는 모리스 윌크스가 1947년 모래사장에 그린 스케치 한 장에서 출발했다. 농장과 험지 어디든 버틸 수 있는(defend) 차. 군용 지프의 영향을 받은 알루미늄 바디, 짧은 오버행, 사륜구동. 거친 환경에서 살아남는 데 집중한 설계다.차체에서 오는 압도적인 존재감과 사막, 암석, 도강을 가리지 않는 주파 성능은 디펜더의 상징이자 로망이다. 다만 승차감이나 정숙성, 고속 안정성과 일상주행 요소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분명했다. 그러나 디펜더 옥타 블랙은 이러한 기존의 한계를 정면으로 깨는 모델이다.지난 14일 랜드로버코리아는 충북 증평군에 위치한 모터스포츠 경기장 벨포레 모토아레나에서 ‘2026 데스티네이션 디펜더’ 미디어 시승 행사를 개최했다. 고속 주행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온로드 코스와 모래·자갈·경사로 등 다양한 지형을 포함한 오프로드 코스에서 디펜더 옥타 블랙의 ‘거칠면서도 안정적인’ 반전 매력을 느껴볼 수 있었다. -
- ▲ 디펜더 옥타 블랙.ⓒ김서연 기자
디펜더 옥타 블랙은 최고출력 635PS, 최대토크 76.5kg·m의 4.4리터 V8 트윈터보 마일드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했다. 제로백은 4초로 슈퍼카급 속도를 자랑한다. 오프로드 차에 이렇게 빠른 속도가 필요할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트랙에 들어서자 출력은 차를 설명하는 출발점일 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도로 위에서 디펜더 옥타 블랙의 진정한 매력은 출력이 아닌 차체제어에 있다. 트랙에서 풀스로틀을 밟자 2.6톤이 넘는 차체가 주저없이 앞으로 뻗어 나간다. 그러나 무겁게 끌려 나가는 느낌이 아니라 서스펜션이 먼저 노면을 붙잡고 힘을 차체에 안정적으로 전달한다. 차체가 들뜨거나 흔들리는 기색 없이 빠른 속도를 흡수한다.고속에서 급제동을 해도 차체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앞쪽으로 쏠리는 느낌 없이 안정적으로 감속이 이뤄진다. 코너 진입 시에도 일반적인 오프로드 SUV는 코너에서 ‘버틴다’는 느낌을 주는 반면 옥타는 노면에 붙어서 움직인다는 인상을 준다. 높은 시야와 큰 차체는 그대로인데 움직임은 세단처럼 단정하게 정리돼 있다. 이 차가 단순한 고출력 디펜더가 아니라는 점이 여기서 드러난다.연속 코너 구간에서는 디펜더라는 이름을 잠시 잊게 된다. 이정도 높이와 무게의 SUV라면 급격한 방향 전환 시 차체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실제 차체 롤은 상당히 억제돼 있다. 조향 반응도 민첩해 핸들을 꺾는 만큼 앞머리가 즉각 반응하고, 크기 대비 뒤가 늦게 따라온다는 느낌도 적다. 6D 다이내믹스가 차체의 좌우 움직임을 주행 상황에 맞춰 컨트롤하기 때문에 가능한 움직임이다. -
- ▲ 디펜더 옥타 블랙 실내.ⓒ김서연 기자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6D 다이내믹스의 다른 얼굴이 나타난다. 온로드에서 차체를 눌러 잡던 시스템이 험로에서는 바퀴를 더 많이 움직이게 한다. 바위와 요철 구간에서 휠이 각각 따로 움직이며 지형을 따라간다. 운전자가 차체 움직임에 휘둘리는 느낌이 없다. 편안하게 장애물과 방향에만 집중하면 된다.부드러운 모래 구간에서는 바퀴가 헛돌기보다 모래 사이를 파고든다. 딱딱한 자갈 구간에서도 차가 ‘튄다’는 느낌이 없다. 급경사와 요철에서도 차체가 흔들리는 폭이 크지 않다. 디펜더 특유의 오프로드 능력은 유지하면서 운전자가 차체 움직임에 휘둘리는 느낌을 줄였다.조수석에 탑승해 진행한 오프로드 택시 드라이빙에서는 시트와 서스펜션이 만드는 차이를 체감할 수 있었다. 급경사와 요철을 빠르게 통과하는 상황에서도 몸이 좌우로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시트가 상체를 잡아주고, 하부에서는 서스펜션이 충격을 정리해 전달한다. 오프로드 주행에서 나타나는 거친 움직임이 상당 부분 정리된 상태로 전달돼 등과 허리에 느껴지는 피로감이 적다.디펜더의 본질인 ‘버티는 능력’ 위에 제어와 완성도를 더했다는 점에서 디펜더 옥타 블랙은 단순한 고성능 모델이 아니라 디펜더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디펜더가 불편한 로망에 가까운 차라는 편견을 깨고, 그 로망을 일상에서도 실현시켜주는 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