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협조·자진시정 감경 축소…'봐주기 논란' 차단가맹·대리점 보복조치 제재 강화…중대성 평가 4단계로
  • ▲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 분야의 과징금 부과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 반복적인 법 위반에 대한 가중 처분을 확대하고, 조사 협조나 자진시정에 따른 감경 폭은 축소해 공정거래법 위반 억지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가맹·유통법 시행령 개정안을 6월 9일까지 입법예고하고,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법 과징금 고시 개정안을 5월 20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제도 개선 방안'의 후속 조치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정위는 우선 과징금 부과 체계를 손질해 중대한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 수준을 높인다.

    현재 과징금은 법상 기준금액에 위반행위의 내용과 정도에 따른 부과기준율을 곱하거나, 기준금액 산정이 어려운 경우 정액 기준금액을 적용해 산정한다. 그러나 기존 부과기준율과 기준금액이 낮아 중대한 위반행위에도 과징금 수준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부과기준율과 부과기준금액을 상향하고, 기존 3단계였던 위반행위 중대성 분류 체계를 4단계로 세분화하기로 했다.

    가맹·대리점 분야의 세부 평가 기준도 일부 조정된다. 가맹 분야는 가맹본부 규모를 반영하는 매출액 기준 시점을 '위반행위 직전 사업연도'에서 '위반행위 종료일 직전 사업연도'로 변경한다. 대리점 분야는 과징금 산정 시 고려하는 참작사항에 '위반행위 유형'과 '공급업자 규모'를 추가해 기존 4개에서 6개로 확대한다.

    반복 법 위반에 대한 가중 처분도 강화된다. 개정안은 과거 5년간 1회의 위반 전력만 있어도 최대 50%까지 과징금을 가중할 수 있도록 하고,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100%까지 가중할 수 있도록 상한을 높였다.

    보복조치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현재 사업자가 공정위 신고나 분쟁조정 신청 등을 이유로 보복조치를 할 경우 과징금을 가중하고 있으나, 대리점 분야는 가중 수준이 다른 분야보다 낮은 20%에 그쳤다. 공정위는 이를 30%로 상향하고, 가맹 분야에도 최대 30%까지 과징금을 가중할 수 있는 근거를 새로 마련하기로 했다.

    반면 감경 제도는 대폭 축소된다. 기존에는 사업자가 공정위 조사와 심의 과정에 각각 협조할 경우 최대 20%까지 과징금 감경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조사부터 심의까지 전 과정에 협조한 경우에만 10% 이내 감경을 받을 수 있도록 바뀐다.

    자진시정에 따른 감경도 대폭 줄어든다. 현재는 최대 50%까지 감경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위반행위 효과를 상당 부분 제거한 경우에만 10% 이내로 제한된다. 또 조사·심의 협조를 이유로 감경받은 사업자가 이후 소송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할 경우, 감경을 직권 취소할 수 있는 근거도 신설된다.

    가맹 분야에서 운영되던 '가벼운 과실에 따른 법 위반' 감경 규정도 삭제된다. 이 밖에도 공정위는 시행령과 고시의 어려운 법률 용어를 쉬운 표현으로 바꾸고, 띄어쓰기와 용어 사용을 통일하는 등 조문 정비도 함께 추진한다.

    공정위는 "입법·행정예고 기간에 제출된 이해관계자, 관계 부처 등의 의견을 충분히 검토한 후, 법제처 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개정을 확정·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