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경험 소비’ 전략으로 Z·알파세대 확산3년 만에 매출 8배 증가 … 4억 달러 금자탑"진정성·현지화 균형이 핵심 경쟁력"
  • ▲ 신용식 아메리카 법인장ⓒ삼양식품
    ▲ 신용식 아메리카 법인장ⓒ삼양식품
    [만났조]는 조현우 기자가 직접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줄인 단어입니다. 먹고 마시고 쇼핑하고 즐기는 우리 일상의 단편. ‘이 제품은 왜 나왔을까?’, ‘이 회사는 왜 이런 사업을 할까?’ 궁금하지만 알기 어려운, 유통업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여러분께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불닭의 핵심은 진전성과 현지화를 통해 완성한 대체 불가능한 매운 맛과 풍미에 있습니다.”

    5일 신용식 삼양아메리카 법인장은 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 정체성을 잃는 순간 평범한 라면 중 하나로 전락하게 된다”면서 말했다.

    2021년 8월 설립된 삼양아메리카는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과 상품을 매입해 미국 현지에 판매하는 법인이다. 신 법인장이 영입된 2023년 당시 삼양아메리카의 연 매출은 약 5000만달러, 현재 환율 기준으로 약 740억원 수준이었다.

    신 법인장이 보기에 회사의 잠재력은 분명했지만 조직과 운영, 유통 구조 전반이 급격한 성장을 뒷받침하기에는 미흡한 상태였다. 당시 과제는 이미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던 불닭의 디지털 수요를 메인 유통망과 체계적인 영업 구조로 연결하는 것이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재무적으로 급성장에 따른 내부 통제 및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했다”며 “현지 규제 환경에 부합하는 컴플라이언스 프레임워크 정비도 병행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비는 곧바로 성과로 이어졌다. 부임 첫해인 2023년 매출은 두 배 이상 성장한 1억2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인프라 구축과 실행이 동시에 요구되는 단계로 전환된 셈이다.
  • ▲ 삼양식품 글로벌 통합 마케팅 '스플래시 불닭' 당시 현장ⓒ삼양식품
    ▲ 삼양식품 글로벌 통합 마케팅 '스플래시 불닭' 당시 현장ⓒ삼양식품
    신 법인장은 지난 3년간 성장의 핵심 동력을 소비 방식의 변화로 회고했다. Z세대와 알파 세대는 불닭을 단순한 식품이 아닌 ‘경험’으로 소비했다. ‘불닭 챌린지’처럼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이를 콘텐츠로 제작해 공유하는 방식이 확산되면서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확장됐다.

    신 법인장은 “틱톡과 유튜브를 단순한 광고 채널이 아닌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정의하고 소비자가 콘텐츠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면서 “보도자료 배포와 같은 일방향적 홍보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브랜드 경험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경험과 체험을 주로 전환하면서 MZ세대들의 호응도 뒤이었다. 미국 최대 소비자 리서치 기관인 누머레이터(Numerator) 삼양식품을 2024년 알파 세대 선호 브랜드 1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불닭’이 브랜드로 성장하면서 수요도 급격히 증가했다. 이를 대응하기 위해 유통망을 다변화하면서 가장 큰 과제는 공급망이었다. 수요가 예측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공급 안정성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 ▲ 2024년 LA 갤럭시 스폰서십을 통해 불닭 광고를 이어갔다ⓒ삼양식품
    ▲ 2024년 LA 갤럭시 스폰서십을 통해 불닭 광고를 이어갔다ⓒ삼양식품
    이에 삼양아메리카는 한국 본사와의 실시간 소통 체계를 구축해 수요 데이터를 생산에 즉각 반영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동시에 유통 파트너와 재고 및 배분 계획을 선제적으로 공유하며 협업을 강화했다.

    유통과 물류가 맞물리면서 외형은 크게 성장했다. 2023년 1만5000여개였던 입점 매장은 지난해 기준 3만개로 두 배 증가했다.

    신 법인장은 “물량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브랜드 신뢰도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공급 안정성 확보에 주력했다”면서 “(외형 성장은) “파트너들이 삼양아메리카를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인식했기에 가능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조직 역시 빠르게 성장했다. 2023년 18명에 불과했던 임직원 수는 2025년 말 기준 약 100명으로 늘었다. 단순한 인원 확대를 넘어 영업·마케팅·공급망·재무·법무 등 기능별 전문 조직이 체계적으로 구축됐다.
  • ▲ 2025년 코첼라 당시 불닭 마스코트 호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삼양식품
    ▲ 2025년 코첼라 당시 불닭 마스코트 호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삼양식품
    지난해 미국 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59.2% 급증한 약 4억19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6096억원을 달성했다. 가격 인상 효과와 판매량 증가가 맞물린 데다 월마트 등 메인스트림 채널 비중이 60% 수준을 유지하며 실적 성장을 뒷받침했다.

    미국 시장 안착의 핵심으로는 ‘진정성’과 ‘현지화’의 균형을 꼽았다. 불닭 고유의 매운맛과 풍미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현지 소비자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확장되도록 하는 전략이다.

    신 법인장은 “이 정체성을 잃는 순간 불닭은 평범한 라면으로 전락하게 된다”며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재해석하는 과정을 인위적으로 통제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년은 브랜드의 본질이 결국 사람과 감정에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덧붙였다.

    향후 목표는 보다 분명하다. 불닭을 넘어 삼양식품 전체 제품군으로 확장을 추진하는 동시에, 미국 시장에서 장기적인 브랜드 기반을 구축하는 것.

    신 법인장은 “4억 달러 매출과 3만개 매장 입점은 종착점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라면서 “미국 현지 인재들이 커리어를 쌓고자 하는 매력적인 기업을 만드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강조했다.
  • ▲ 스플래시 불닭 캠페인 당시 소비자들ⓒ삼양식품
    ▲ 스플래시 불닭 캠페인 당시 소비자들ⓒ삼양식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