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마돌-클래리트로 등 회수 … 불순물 리스크 확산예방적 회수-대체 공급 정착 … 처방시장 충격은 제한적회수 반복 속 품목포기 증가 … 신뢰도-공급 안정성 부각"영업력-가격보다 품질관리-GMP 역량이 중요해지는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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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순물로 인한 의약품 회수가 반복되는 가운데 처방시장은 유지되고 있지만, 제약업계 경쟁축은 영업력 중심에서 품질관리와 공급 안정성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트라마돌' 성분 복합제의 일부 제조번호 제품에 대해 추가 회수에 착수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트라마돌 제제에서 니트로사민류 불순물 우려에 따른 회수 사례가 이어지는 모습이다.다만 반복되는 불순물 이슈에도 처방시장 전체는 큰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다. 성분 자체에 대한 기피보다 특정 품목과 업체 단위로 영향이 제한되면서 제약업계 경쟁구조 역시 품질관리와 공급 안정성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8일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최근 영진약품 '영트라셋정', 아주약품 '아마돌정', 구주제약 '트라마펜정·트라마펜세미정' 등에 대해 영업자 회수 조치를 진행했다. 회수 사유는 발암우려물질로 관리되는 니트로사민류 불순물인 NNDT(N-nitroso-desmethyl-tramadol) 허용기준 초과 검출 우려다.회수 범위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식약처 회수 공고 등을 종합하면 4월30일부터 이날까지 트라마돌-아세트아미노펜 복합제 10개사 17개 품목이 NNDT 초과 검출 우려 또는 허용기준 초과 검출로 회수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 8월 단일제 주사제 회수 이후 복합제와 세미정 제품군으로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는 흐름이다.회수 사유도 사전예방적 조치에만 그치지 않는다. 현대약품 '펜큐어', 맥널티제약 '울트라맥', 휴온스 '휴트라돌' 등 일부 품목은 실제 시험에서 NNDT가 허용기준을 초과해 검출된 사례다. 같은 기간 사실상 연일 회수 품목이 추가되면서 업계 긴장감도 커지는 분위기다.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단순 개별 품목 문제가 아니라 원료와 제조공정 전반의 구조적 리스크가 반복 노출되는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사 성분·유사 제품명이 반복되는 제네릭 시장 특성상 하나의 원료 또는 제조공정 문제가 다수 업체 제품으로 동시에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하지만 시장 반응은 과거 '발사르탄'이나 '라니티딘' 사태 때와는 다르다.2018년 발사르탄 사태 당시에는 중국산 원료 제조공정에서 발암추정물질 NDMA가 검출되면서 대규모 판매중지와 회수가 이어졌다. 이어 2019년 라니티딘 사태에서는 성분 자체의 구조적 불안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269개 품목이 판매중지대상에 포함됐고 시장 자체가 사실상 붕괴 수순을 밟았다.당시에는 성분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시장 전체가 위축됐지만, 최근에는 특정 제조번호 중심의 예방적 회수와 대체 공급이 이뤄지면서 시장 충격이 제한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불순물 대응체계가 과거 '성분 전체 퇴출'에서 '위험 배치 관리'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실제 트라마돌 시장은 불순물 리스크 확산 이후에도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트라마돌 함유 의약품 외래 처방시장은 1572억원으로 전년대비 2.5% 증가했다. 트라마돌-아세트아미노펜 복합제 시장 역시 1540억원 규모로 같은 기간 2.5% 성장했다.시장 전체는 유지됐지만, 업체간 희비는 엇갈렸다. 불순물 회수 이력이 없는 삼진제약 '시너젯' 시리즈는 지난해 처방액이 115억원으로 전년보다 21.4% 증가했다. '시너젯이알'은 69억원으로 31.5% 늘었고, 시너젯은 46억원으로 9.0% 성장했다.명문제약 '트라펜'도 지난해 처방액이 89억원으로 전년보다 23.5% 확대됐다. 불순물 리스크가 성분 전체 기피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급 이력을 가진 제품 선호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
- ▲ 제약 이미지.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반면 반복적인 회수와 품질 부담 속에 품목포기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트라마돌 관련 16개 품목의 허가가 사라졌고, 유효기간 만료 1개 품목을 제외한 15개 품목은 자진 취하된 것으로 파악됐다. 불순물 대응 비용과 시장성 저하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일선 의료현장에서는 반복적인 회수 이력이 결국 신뢰도와 처방 흐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정 제조번호 중심 회수로 시장 전체 충격은 제한됐지만, 반복된 회수 이력 자체만으로도 의료현장에서 보수적인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최근에는 항생제 '클래리트로마이신'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식약처는 올해 초 인도 원료업체 신디메드 랩스 프라이빗(Synthimed Labs Private) 원료를 사용한 클래리트로마이신 제품에 대해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이후 일부 영업현장에서는 원료 출처와 공급 안정성을 강조하는 움직임도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클래리트로마이신 시장은 실제 하락세를 나타냈다. 올해 1분기 클래리트로마이신 외래 처방액은 30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3%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불순물 리스크가 일부 처방 변경과 시장 위축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항생제 특성상 대체 처방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점도 시장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업계 안팎에서는 반복되는 불순물 이슈가 단순 품질 논란을 넘어 제네릭 시장 경쟁 질서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에는 영업력과 약가 경쟁력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원료 추적성과 제조공정 관리, 공급 안정성 등이 의료현장의 새로운 선택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실제 회수 조치가 반복되면서 의료기관과 약국 입장에서는 제조번호 확인, 반품, 교환, 대체조제, 재처방, 환자 안내 등의 절차를 반복해야 한다. 회수 자체가 특정 제조번호로 한정되더라도 반복될수록 임상 현장에서는 공급 불안과 행정 부담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불순물 회수는 이제 특정 회사의 일회성 사고라기보다는 원료와 제조공정 전반의 관리 역량을 보는 지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는 영업력이나 가격경쟁력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품질관리체계와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역량이 제네릭 시장 경쟁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반복적인 회수 이력은 결국 의료현장 신뢰 문제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한편 일각에서는 원료의약품(API) 편중 구조가 단순 불순물 문제를 넘어 공급망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중동지역 긴장 고조와 글로벌 물류 불안이 이어지면서 원료 수급 차질 가능성이 다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무엇보다 국내 제네릭 시장은 중국·인도산 API 의존도가 높은 만큼 특정 원료나 제조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대체 공급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