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동화 역량+KAI 항공기 개발 노하우 시너지에어택시 상용화 지연에 경쟁사도 군용 VTOL에 총력항공 전동화 파워트레인 시장 2034년 822억달러 전망
  • ▲ 지난 2024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현대차 AAM 독립법인 슈퍼널이 공개한 'S-A2' 모형.ⓒ현대차그룹
    ▲ 지난 2024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현대차 AAM 독립법인 슈퍼널이 공개한 'S-A2' 모형.ⓒ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KAI와 손잡고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사업에 속도를 낸다. 전세계적으로 민용 에어택시 상용화가 지연되는 가운데 이번 협약을 계기로 현대차의 AAM 사업이 군용·특수항공 플랫폼까지 넓어질 가능성도 제시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KAI는 항공용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항공 모빌리티 기체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미국 AAM 법인 슈퍼널과 KAI는 AAM 기체를 공동 개발한다. 나아가 현대차그룹 항공파워트레인사업부가 개발 중인 항공용 전동화 파워트레인 상용화에서도 협력한다. 2024년 AAV(Advanced Air Vehicle·차세대 공중 이동체) 개발에 본격 착수한 KAI는 2028년 실증기 개발 완료, 2031년 국내외 인증 기반 상용화를 목표로 독자 모델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KAI와의 협력 배경에는 현대차그룹의 AAM 사업 전략 재정비 흐름도 있다. 2022년 AAM을 4대 미래성장축으로 제시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부터 ‘2028년 이후 AAM 상용화 목표’ 문구를 삭제했다. 올해 3월에는 AAM본부를 항공파워트레인사업부로 개편하며 항공용 전동화 추진계 중심으로 사업 무게를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려운 항공 산업 역량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AM은 기체 구조와 비행제어 안정성을 실제 비행시험으로 입증해야 하고, 설계·부품·제어시스템·정비 기준까지 항공당국의 감항 인증을 받아야 한다. 또 군·정부기관·항공 운용사를 상대로 한 고객망과 레퍼런스도 필요해 시장 진입이 까다롭다.

    아울러 민용 AAM뿐 아니라 군용 무인기, 물류, 재난 대응, 감시·정찰 등 특수항공 플랫폼으로 사업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AM 시장의 대표 수요처로 꼽혔던 민용 에어택시는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 시점이 늦어지고 있다. 도심 운항을 위해서는 기체 인증, 버티포트 등 인프라 구축, 소음 기준, 안전성 검증, 보험 체계, 운항 규제까지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중교통 성격이 강한 만큼 사고 리스크와 사회적 수용성 부담도 크다.

    민용 에어택시 상용화가 늦어지자 글로벌 AAM 업체들 역시 군용·특수용으로 출구를 넓히고 있다. 아처항공은 미국 방산기업 안두릴과 아랍에미리트 방산기업 EDGE가 개발하는 자율항공기 ‘오멘’에 자체 전기 파워트레인을 공급하기로 했다. 조비는 2025년 8월 L3해리스와 군용 수직이착륙기 개발 협력을 발표했다. 양사는 저고도 임무 수행이 가능한 가스터빈 하이브리드 VTOL을 개발하며 올해 정부 훈련 시범 운용을 앞두고 있다.

    전기모터 기반 추진계는 소음 및 진동, 열 신호를 낮출 수 있어 정찰·감시 임무에서 적에게 노출될 위험이 적다. 또 여러 개의 모터를 기체에 나눠 배치하는 분산추진 때문에 수직이착륙, 저고도 기동, 무인 보급 등 활주로가 없는 임무에 활용될 수 있다.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역시 XRQ-73 하이브리드 전기 무인기로 군사적 활용성을 검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스틱스 MRC는 글로벌 항공 전동화 파워트레인 시장이 올해 261억달러(약 38조원)에서 2034년 822억달러(약 12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가 전기차에서 쌓은 구동·전력제어 역량을 항공으로 본격 확장할 경우 eVTOL뿐 아니라 드론, 무인기, 하이브리드 항공기, 특수임무기 등 고부가 추진계 시장으로 활용처를 넓힐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