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녀 델핀 아르노·루이비통 CEO 동행… 박주형 신세계백화점·정현석 롯데백화점 대표가 안내신동빈·신유열 부자, 롯데 잠실점서 직접 맞아 … LVMH와 파트너십 재확인면세점 일정 제외, 백화점 채널 집중 … 韓 시장 전략 점검
  • ▲ 베르나르 아르노 LVMH그룹 회장(오른쪽)과 델핀 아르노 크리스챤 디올 CEO가 11일 오전 서울 김포국제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 베르나르 아르노 LVMH그룹 회장(오른쪽)과 델핀 아르노 크리스챤 디올 CEO가 11일 오전 서울 김포국제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세계 최대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수장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이 3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이번 방한에는 장녀인 델핀 아르노 크리스찬 디올 최고경영자(CEO)와 피에트로 베카리 루이비통 CEO 등 LVMH 핵심 경영진이 동행했다.

    아르노 회장은 입국 직후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시작으로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등 서울 주요 백화점 핵심 매장을 잇따라 둘러봤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는 박주형 대표가,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는 정현석 대표가 일정을 함께했다. 이어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이 직접 나서며 백화점가의 오너·CEO급 의전이 이어졌다.
  • ▲ (오른쪽부터)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과 델핀 아르노 크리스챤 디올 회장, 마이클슈라이버 LVMH 북아시아 사장이 롯데백화점 본점에 들어서고 있다ⓒ조현우 기자
    ▲ (오른쪽부터)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과 델핀 아르노 크리스챤 디올 회장, 마이클슈라이버 LVMH 북아시아 사장이 롯데백화점 본점에 들어서고 있다ⓒ조현우 기자
    ◇ 세계 최대 루이비통 매장서 롯데 잠실까지 … 빡빡한 방한 일정

    11일 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아르노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김포국제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했다. 아르노 회장의 방한은 2023년 3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첫 방문지는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이었다. 아르노 회장은 낮 12시30분께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도착했고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직접 일행을 맞았다. 휴점일이었지만 현장에는 경호 인력과 백화점 관계자, 취재진이 몰리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차량에서 내린 아르노 회장은 곧바로 매장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루이비통 매장 외관과 쇼윈도 주변을 먼저 살핀 뒤 내부로 이동했다. 아르노 회장이 매장 외관을 직접 확인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노 회장의 이날 첫 행선지인 신세계백화점 본점에는 지난해 말 문을 연 루이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이 자리하고 있다. 이 매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루이비통 매장으로 6개 층에 걸쳐 판매·전시·식음·체험 공간을 결합한 대형 복합문화공간이다.

    아르노 회장은 3시간 가까이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백화점 휴점일에 맞춰 비교적 여유롭게 공간을 둘러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노 회장은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3시간가량 둘러본 뒤 인근 롯데백화점 본점으로 이동했다. 오후 2시25분께 롯데백화점 본점 내 루이비통 매장에 도착한 그는 정현석 롯데백화점 대표와 함께 약 55분간 매장 운영 현황을 점검했다. 루이비통뿐 아니라 디올, 펜디 등 LVMH 계열 주요 브랜드 매장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아르노 회장은 오후 5시10분께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도착했다. 잠실점에서는 신 회장과 신 부사장이 직접 아르노 회장 일행을 맞았다. 정현석 대표도 본점에 이어 잠실점 일정까지 함께했다. 이들은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루이비통, 디올, 로로피아나, 티파니앤코, 불가리 등 LVMH 계열 브랜드 매장을 둘러봤다.

    에비뉴엘 지하 1층에서 진행 중인 루이비통 팝업 매장도 찾아 현장 운영 상황을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잠실점 일정은 약 40분간 이어졌으며 신 회장은 아르노 회장이 떠나기 전 기념 선물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방한 당시에도 신 회장과 신 부사장은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LVMH 측 인사들을 맞은 바 있다. 이번에도 롯데그룹 오너 일가가 직접 의전에 나서면서 LVMH와 롯데 간 파트너십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번 방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면세점 일정이 빠졌다는 점이다.

    아르노 회장은 2023년 방한 당시 백화점과 면세점을 함께 둘러보며 국내 유통 채널 전반을 점검했다. 반면 이번에는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롯데백화점 본점·잠실점 등 서울 주요 백화점 내 루이비통 및 LVMH 계열 브랜드 매장에 동선이 집중됐다.

    이는 고환율과 중국인 단체관광 회복 지연 등으로 면세 채널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백화점 채널의 중요성이 더 부각된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 ▲ 11일 오후 5시10분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델핀 아르노 크리스챤 디올 회장 겸 CEO가 롯데백화점 잠실점 애비뉴엘 로비를 걷고있다.ⓒ최신혜 기자
    ▲ 11일 오후 5시10분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델핀 아르노 크리스챤 디올 회장 겸 CEO가 롯데백화점 잠실점 애비뉴엘 로비를 걷고있다.ⓒ최신혜 기자
    ◇ 글로벌 명품 둔화 속 韓 부각 … 백화점 전략 시험대

    아르노 회장의 이번 방한은 단순한 매장 시찰을 넘어 한국 시장 전략을 다시 들여다보는 성격이 짙다. 중국 경기 부진과 고금리 장기화, 소비심리 위축으로 글로벌 명품 시장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한국 시장은 여전히 주요 명품 브랜드의 핵심 매출처로 꼽힌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명품 소비액은 연간 약 325달러로 미국과 중국을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한국 명품 시장 규모가 올해 약 174억8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VMH의 최근 실적에서도 한국 시장의 존재감은 두드러졌다. LVMH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연결 범위 및 환율 변동을 제외한 기준으로 191억유로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의 소비 둔화에 중동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성장세가 제한됐다.

    반면 한국 시장은 글로벌 소비 둔화 속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LVMH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주요 시장에서 소비 둔화 흐름이 나타나는 가운데 한국 매출은 증가세를 보였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시장 규모뿐 아니라 소비 밀도와 브랜드 충성도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가 큰 시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1조8543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5256억원으로 35% 늘었다. 명품 소비가 전반적으로 주춤한 상황에서도 국내 루이비통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된 셈이다.

    백화점 채널은 이 같은 한국 시장의 소비력을 확인할 수 있는 핵심 무대다. 국내 백화점은 루이비통을 비롯한 LVMH 핵심 브랜드의 주요 판매 채널이 서울 도심과 강남·잠실 상권은 내국인 고소득 소비층과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동시에 흡수하는 입지로 꼽힌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명품 소비가 둔화하는 상황에서도 한국은 주요 브랜드가 놓치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이번 방한은 핵심 백화점 채널과 주요 브랜드 매장의 경쟁력을 직접 확인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 ▲ 루이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 전경 ⓒ김보라 기자
    ▲ 루이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 전경 ⓒ김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