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주차면 84.5%를 직원 정기권으로 틀어막아한도 기준도 없이 무제한 발급 … '내부 특혜' 도넘어 국토부 "심각한 도덕적해이" … 책임자 문책·요금 환수 통보
  • ▲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주차장. ⓒ뉴시스
    ▲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주차장. ⓒ뉴시스
    인천공항 주차장이 늘 만원이었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국토교통부 감사 결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전체 주차 면수의 85%에 육박하는 정기주차권을 직원들에게 한도 없이 발급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일반 이용객이 자리를 못 찾아 발을 동동 구르는 사이, 터미널과 가장 가까운 자리는 직원 몫으로 묶여 있었다.

    국토부는 인천공항 주차난의 원인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공사와 자회사 직원들의 주차요금 면제 실태를 집중 감사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공항 주차난은 성수기와 연휴마다 반복적으로 제기돼온 고질적 민원이었다.

    감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공사가 발급한 유·무료 정기주차권은 총 3만1265건으로 공항 전체 주차면(3만6971면)의 84.5%에 달했다. 공사는 자사·자회사·입주기관 직원에게는 6개월마다 갱신하는 무료 정기주차권을, 항공사와 입주업체에는 월정액 방식의 유료 정기주차권을 발급해왔는데, 둘 다 희망자면 누구에게든 한도 없이 내줬다. 실제 하루 평균 사용 건수는 5134건(전체 주차면의 13.8%)에 그쳤다는 점에서 상당수는 쓰지도 않으면서 자리만 틀어쥐고 있었던 셈이다.

    더 노골적인 문제는 자리의 질이었다. 공항 이용객 선호도가 가장 높은 여객터미널 바로 옆 단기주차장까지 직원 우선으로 돌아갔다. 제1터미널의 경우 터미널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직원 전용 주차장이 따로 있음에도, 터미널 지하 3층에 무료 정기주차권 전용구역(511면)을 추가 지정했다. 

    그 결과 1터미널 단기주차장에서 일반 이용객이 쓸 수 있는 공간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제2터미널은 아예 감사 직전까지 직원 전용구역 없이 일반 여객과 혼용하다가 올해 1월에서야 구역을 나눴다. 

    아시아나항공의 2터미널 이전 시기와 맞물리면서 주차난을 더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터미널 상주 근무자가 347명에 불과함에도 단기주차장 정기권이 1289건 발급된 것은 이 같은 구조가 얼마나 비합리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

    무료 주차권의 사적 이용 실태는 더 가관이었다. 지난해 직원들이 연가 중에 무료 정기주차권을 사용한 사례가 1220건(1017명)이었고, 이렇게 빠져나간 주차요금만 7900만원에 달했다. 

    공사 직원 A씨는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을 떠나며 두 차례에 걸쳐 총 22일 동안 공항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55만2000원을 면제받았다. 자회사 직원 B씨는 귀향을 이유로 차량을 49일간 방치해 44만3000원의 주차비를 내지 않았다. 

    점심시간에 터미널 내 식당을 이용하기 위해 무료 주차권을 쓴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지난해에만 4302건(1233명), 면제 요금은 52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 해 공사·자회사 직원들이 1·2터미널 단기주차장에서 무료 정기권으로 면제받은 주차요금은 총 41억원으로, 공사 연간 단기주차장 수익(366억원)의 11%에 해당한다.

    국토부는 공사에 정기주차권 발급 기준 강화와 관리체계 개선, 관련 책임자 문책, 부정 사용자 징계, 부당 면제 요금 환수를 공식 통보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국민들은 주차 공간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직원 편의 위주로 운영하고 부정 사용까지 발생한 것은 공공기관으로서 존재 이유를 망각한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며 개선안 마련과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