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일부 주유소에서 파는 휘발유 값이 리터(ℓ)당 1700원대를 넘어서는 등 연초부터 기름값이 무서운 기세로 오르고 있다. 이런 가격선은 리터당 2000원대 가까이 치솟으며 고공행진을 하다 점점 떨어지기 시작하던 지난해 8월 중순의 가격 수준과 비슷하다.

    29일 석유공사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 오피넷(www.opinet.co.kr)을 살펴보면, 이날 현재 강남구 49개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591원으로 리터당 16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전날인 28일 서울지역 전체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값이 리터당 1506.79원에 머물렀던 것에 견줘볼 때, 월등히 높은 것이다. 또 강남구 주유소 평균 경유값은 리터당 1447원으로 조만간 리터당 1500원대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남구 지역의 일부 주유소에서 파는 휘발유 값은 이미 리터당 1700원대를 넘어선 곳도 여러 군데이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소비자들이 실제 피부로 느끼는 가격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강남구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1700원 이상에 파는 주유소는 모두 5곳으로 집계됐다. 강남구에서 영업하는 주유소 10곳 중 1곳(10.2%)꼴로 휘발유를 리터당 1700원대에서 파는 셈이다. 이 가운데 휘발유 값이 가장 비싼 주유소는 리터당 1743원에 휘발유를 팔았다. 이 주유소는 경유도 리터당 1583원으로 이 지역에서 역시 가장 비싸게 판매했다.

    강남구에서 휘발유를 가장 싸게 파는 곳은 리터당 1423원에 판매하는 GS칼텍스직영 역삼주유소다.
    그 다음으로 싸게 파는 데는 강남제일주유소(휘발유 리터당 1433원), 서광주유소(휘발유 리터당 1440원) 등이었다.

    이처럼 휘발유 값이 심상치 않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국내외적 요인이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먼저 내부적으로는 정부가 지난해 3월부터 한시적으로 시행하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작년 12월 말로 끝내고 올해 1월 1일부터 종전대로 환원하면서 기름에 붙는 세금이 증가한 영향을 들 수 있다. 

    외부 요인으로는 국내 휘발유 값을 책정하는 기준이 되는 국제 휘발유 값이 최근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2일 기준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국제 휘발유(옥탄가 95 기준) 가격은 배럴당 58.88달러로, 작년 말 배럴당 39.38달러와 비교해 무려 49.5%나 폭등했다. 국내 휘발유 값은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국제석유제품 현물가격에 연동해 움직이며 보통 국제석유제품의 가격변화는 1∼2주 가량의 시차를 두고 국내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