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 주식 시장의 폭락세 속에서 세계 최고 부자들의 재산이 1년새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전회장은 경기 침체와 주식 시장의 폭락세 속에서 재산 400억달러를 기록,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을 제치고 올해 세계 최고 갑부의 위치에 복귀했다.
    11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 발표한 `2009년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게이츠 전 회장은 지난해 `13년 최고 갑부'의 명성을 잃고 버핏 회장에 밀려 2위를 차지했으나 올해 다시 버핏 회장을 밀어내고 최고 갑부에 올랐다.
    10억 달러 이상의 갑부들은 모두 793명으로 지난해 1천125명에 비해 332명 줄어 10억 달러 이상 부자 리스트에서 30% 가량이 탈락하는 이변이 연출됐고 이들의 평균 재산은 30억 달러로 1년새 23% 감소하면서 평균 재산이 2003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포브스가 선정해 온 10억 달러 이상의 억만장자 수가 줄어든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며 올해 처음 억만장자 순위에 진입한 인사는 모두 38명에 이르러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금융 위기가 세계 최고의 부자 판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고 갑부들의 전체 재산은 2조4천억 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2조 달러 가량 줄어들면서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빌 게이츠는 재산이 지난해보다 180억 달러 줄어든 400억 달러를 기록, 세계 최고 갑부로 다시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해 1위였던 버핏은 재산이 62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나 줄어든 370억 달러로 올해에는 2위를 차지했다.
    멕시코 통신 재벌인 카를로스 슬림은 재산이 350억달러로 지난해 보다 역시 재산이 250억 달러 줄어들었으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최고 갑부 3위에 올랐다.
    최고 갑부 4위는 오라클의 CEO 로런스 엘리슨으로 재산이 225억달러이며 가구회사인 이케아의 창업주이자 스웨덴 갑부인 잉그바르 캄프라드 집안이 220억달러로 5위를 차지했다.
    독일 슈퍼마켓 재벌인 칼 알브레히트와 테오 알브레히트 형제가 215억달러와 188억달러로 6위와 9위에 각각 올랐고 인도 재벌 무케시 암바니(7위)와 락시미 미탈(8위), 스페인 최대 갑부인 아만시오 오르테가 (10위)등이 10위권에 들었다.
    세계 갑부들은 소유 주식이나 상품, 부동산, 기술 부문 등에 관계없이 재산의 가치가 대폭락하는 사태를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순위에 든 10억 달러 이상의 억만장자 중 대다수인 656명의 재산이 줄었고 재산이 늘어난 인사는 44명에 불과했다.
    세계 갑부들중 인도 재벌 아닐 암바니는 주가 폭락 등 때문에 재산의 76% 가량을 잃어 지난 1년간 가장 많은 재산을 날린 것으로 파악됐다.
    나라별로는 미국이 세계 갑부 재산 총액의 44%를 차지했고 10억 달러 이상의 갑부 수는 전체 793명중 절반에 가까운 45%를 기록해 지난해 보다 7%와 3% 각각 상승하면서 세계 부의 절반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인도 억만장자 수가 53명으로 가장 많았으나 올해에는 이중 29명이 탈락, 24명으로 줄어들었고 중국이 올해 28명으로 아시아권 수위 자리를 차지했다.
    세계 도시별로는 모스크바가 지난해 억만장자 74명으로 뉴욕의 71명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모스크바가 27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뉴욕이 55명으로 1위의 자리를 되찾았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억만장자 순위에 든 39명이 `헤지펀드' 금융가였으나 올해는 헤지펀드 금융가가 28명으로 줄었다.(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