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오석 신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25일 "한국경제가 현재 최소한 바닥을 다지는 단계"라고 밝혔다.
    현오석 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경제는 앞으로 'L'자형보다 'V'자형이나 'U'자형의 경기 그래프를 그리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바닥을 만들면서 에너지를 축적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 원장은 "우리 경제는 올 하반기부터 지표상으로 상승 시도를 할 것"이라며 "본격적인 상승 시도는 내년 상반기쯤부터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현 원장의 발언은 현 상황이 경기 저점에 근접했으며 장기 불황보다 단기나 중기간에 걸친 바닥에서 에너지 축적기간을 거친 후 경기 상승으로 전환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기존에 KDI가 제시했던 경기 전망에 비해 다소 희망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24일 발표한 추경예산 등 대규모 재정투입으로 성장률의 플러스 전환도 노려볼 수 있다"며 "현 상황에서 한국경제를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현 원장은 "재정 지출을 통해 일자리가 창출되면 구매력이 커지면서 소비가 늘어나고 이로 인해 내수가 자극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들어 금융 부문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자금 흐름이 정상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금융시스템의 정상화는 실물부문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 원장은 "다만 아직 금융시스템이 정상화되지 않은 만큼 재정의 역할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의 경우 재정 적자가 크지 않아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재정 지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원장은 "또 재정 지출의 규모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집행 속도와 집행의 효율성에 역시 관심을 가져야 성장률을 조기에 플러스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 원장은 재정수지 적자 확대와 관련한 비판론에 대해 "재정수지는 한해 단위가 아니라 수년간에 걸친 경기 사이클로 봐야 한다"며 "지금은 적자재정을 감수하며 경기를 회복시키고 이로써 세수를 확대해 다시 중장기적으로 재정수지를 흑자로 돌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에 발표한 감세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지금은 단기적인 재정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추가적인 경기 진작책에 대해선 "소비 진작이나 신도시에 대한 주택투자 활성화 등 인위적인 경기 부양책은 추후에 부작용을 만든다"며 "녹색성장 관련 투자를 증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성장률 하항조정과 관련해선 "전세계적인 불황이라 하더라도 지역마다 해당 국가의 정책에 따라 영향이 다를 수 있다"고 언급, 추가적인 성장률 하향조정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임을 시사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