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세계 모든 자동차업체에 도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기회이기도 하다"
    위기에 처한 미국 제너럴모터스의 구매담당 총책임자인 보 앤더슨(54) 부사장은 5일(현지시간) 현재 자동차산업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부품업계에는 위기가 기회일 수 있다면서 한국산 부품 구매 확대 의사를 밝혔다.
    앤더슨 부사장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인근의 워런시에서 GM과 코트라(KOTRA) 공동주관으로 열린 한국산 부품 구매 상담회인 'GM-코리아 오토파츠 플라자 2009' 행사에 참석,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앤더슨 부사장은 한국산 부품 구매 확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분명한 입장 대신 숫자로 대신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올해 GM대우와 관련된 부품 구매 외에 글로벌 수요 관련 부품 구매에서 한국으로부터 21억달러어치를 살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의 14억달러에 비해 7억달러 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GM은 지난해 한국에서 GM대우의 내수 및 수출 등과 관련해 91억달러, 글로벌 수요와 관련 14억달러 등 총 105억달러를 한국에서 구매했다.
    앤더슨 부사장은 GM이 구조조정을 거쳐 미국에서는 규모가 작아지겠지만 한국의 부품업체에는 신흥시장과 소형차 부문이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6월1일까지인 자구책 시한을 앞둔 GM의 구조조정과 관련 "미국에서는 GM이 규모가 더 작은 회사가 될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한국의 부품 공급업체들에게 가장 큰 기회는 신흥시장에 있다"고 밝혔다. GM의 미국내 규모는 축소되지만 미국 외에 신흥시장에서 GM의 성장이 한국 부품업체들에게 기회가 될 것라는 설명이다.
    그는 또 한국의 차 부품업체에 큰 기회는 GM이 3년 전에 소형차 개발 헤드쿼터를 한국에 두는 결정을 했다는 점에 있다고 밝혀 회생을 위해 몸부림치는 GM의 소형차 부문 강화가 한국 부품업체에 득이 될 수 있음도 내비쳤다.
    그는 GM에서 한국의 부품 구매조직이 세계적으로 2번째로 큰 규모로, 800명 가까운 구매 엔지니어들이 한국에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GM대우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그는 "우리는 현상황을 이겨낼 것이고 안정될 것"이라고 말한뒤 "더 많은 얘기를 해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GM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할 때 부품업체들의 납품 대급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 관한 우려에 대해서는 "우선 GM은 대금 지급을 어긴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우리 모두는 부품업체에 대금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신종플루 문제처럼 누구도 모든 것에서 안전하다고 느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앤더슨 부사장은 한국 부품업체들의 강점도 설명했다.
    그는 한국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을 때 최고의 납기와 품질, 비용 등이 보장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 기업들의 경영관리가 위에서 아래까지 매우 튼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공급업체들이 '예스'라고 말하면 이는 곧 그대로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이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한국의 기업들은 전세계적으로 구매를 잘하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을 갖고 있다면서 이는 다른 많은 나라들이 자신의 나라 안에서만 구매하는 경향이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GM의 자구책에 따라 노조가 주요 주주가 될 경우 해외보다는 미국내 구매를 늘리려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미래는 잘 모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GM이 최적의 비용에 기초해 구매를 한다는 점"이라면서 미국내 구매가 경쟁력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 앨라배마 주에 진출해 있는 만도 등 한국 부품업체들의 예를 들어 미국인을 고용하고 세금을 내는 이들 업체들을 GM이나 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이 아닌 미국 기업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해 현지화의 효과를 설명했다.
    그는 한국 부품업체의 가능한 경쟁상대로는 중국을 지목하고 "중국 부품의 품질도 좋다"고 밝힌 뒤 "그러나 중국이 부품에 따라서는 한국보다 비싸기도 하다"고 소개했다.(디트로이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