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유럽 증시가 18일(현지시간) 동반 급등했다.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 미국의 주택시장 침체가 개선되는 조짐이 보이고 금융시장의 회복 기대로 금융주의 주가 전망을 밝게 보는 의견들이 이어진데 따른 것이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3% 안팎 급등했고, 유럽 주요 증시도 2%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유가도 배럴당 60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원자재 가격도 경기회복 기대에 급등세를 나타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선호되던 달러화나 금 값은 약세를 보이고 증시의 불안지수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이 안정되는 신호가 커지고 있다.

    ◇ 미.유럽 증시 급등 =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8,500선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90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235.44포인트(2.85%) 상승한 8,504.08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11% 오른 1,732.36을, S&P 500 지수는 3.04% 상승한 909.71을 기록했다.

    유럽 증시도 사흘 연속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 100 지수는 2.26% 급등한 4,446.45,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 40 지수는 2.41% 오른 3,425.39,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지수는 2.42% 상승한 4,851.9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미.유럽 증시는 금융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골드만삭스가 자본조달의 진전과 견고한 분기 실적을 보일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한 영향으로 10%나 급등했고, 골드만삭스는 씨티그룹이 주가 전망치는 160달러로 10% 상향 조정한 영향으로 5.8% 상승했다.

    영국의 최대 모기지 금융기관인 로이즈는 9.1% 뛰었고 스탠더드 차터드는 7%, HSBC는 4.9%, 바클레이즈는 5.2% 각각 상승했다.

    미국의 건축자재 판매 체인인 로우스의 1.4분기 순이익이 월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고 미국 주택시장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지수도 금융위기 발생 시점인 작년 9월 이후 8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해 주택경기의 바닥 근접에 대한 기대도 확산됐다.

    로우스는 이날 1분기 순이익이 4억7천600만달러(주당 32센트)로 작년 동기보다 22% 감소했다고 밝혀 월가 전문가들의 주당 순이익 예상치인 주당 25센트를 크게 넘어섰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가 이날 발표한 주택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NAHB/웰스파고 건설업체 신뢰지수는 4월의 14에서 5월에는 16으로 상승하면서 2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레이먼드 제임스&어소시에이츠의 제프리 소트 수석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 통신에 "매수세가 대거 몰리고 있다"며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지표나 기업실적에서 최악이 지났다는 판단이 증시의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음을 설명했다.

    ◇ 유가 60달러 육박..원자재가도 상승세 =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2.69달러(4.8%) 오른 배럴당 59.03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4% 가량 떨어졌던 지난 한주간의 하락폭을 하루만에 만회한 것이다.

    산업 전반에 쓰이는 구리 가격도 올라 7월 인도분의 경우 2.7% 오른 파운드당 2.0720달러에 거래됐다.

    콩과 옥수수, 밀 등 농산물 가격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19개 상품으로 구성된 로이터/제프리스 CRB 지수는 2% 상승했다.

    ◇ 달러.금값 하락..증시 불안지수 = 금융시장 안정 기대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반감되면서 금과 미 달러화, 일본 엔화 등의 가치가 떨어지고 미국 증시의 불안지수는 작년 9월 금융위기 이후 최저로 내려갔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이날 오후 4시15분 현재 1.3530달러로 지난주에 비해 0.4% 가치가 떨어졌다. 6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인덱스는 82.694로 0.4% 내렸다.

    일본 엔화는 달러화에 96.36엔에 거래돼 지난주보다 가치가 1.2%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도 떨어졌다.

    금값도 9.60달러(1%) 떨어진 온스당 921.70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미 증시의 변동성을 예고하는 '불안지수' 또는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는 이날 8.7% 떨어진 30.24에 거래를 마쳤다. VIX는 작년 9월15일 리먼브러더스의 몰락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3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고, 작년 10월24일에는 89.53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VIX는 시카고옵션거래소에 상장된 스탠드더앤드푸어스(S&P) 500 지수옵션의 변동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증시가 불안해지면 지수가 오르고 증시가 안정되면 내리는 등 증시의 주요 지수와는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서울=연합뉴스)